팀장이 되고 나서 내가 가장 먼저 바꾼 건 회식 문화였다.
우선, 회식을 한달에 한번 이상 잡지 않았다. 금요일은 가급적 피했다. 회식이 있는 날은 일괄 다섯시 오십분에 업무를 마치도록 했고 식사와 술자리를 모두 포함해 아홉시에 정확하게 끝냈다. 술을 강권하지 않았다. 마시고 싶은 사람만 마실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더이상 천의 얼굴에는 가지 않았다.
우리 팀은 이제 입소문 난 와인바를 미리 예약해 포트와인을 마셨고 미슐랭 원스타에 올랐다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다. 번화가의 영화관을 대관해 그 시기에 가장 유행하는 영화를 보는 것으로 회식을 갈음하기도 했다. 꼭 저녁 회식만 고집하지도 않았다. 날씨 좋은 봄날엔 다 함께 점심을 먹고 아이스커피를 마시면서 벚꽃길을 걷거나 주말에는 사람이 많아 가보기 힘들다는 인기 있는 전시회를 평일에 여유롭게 관람했다. 주변 몇몇 팀장들이 그런 식으로 회식을 하면 단합이 줄어든다고 우려했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때로는 야광 볼링장에서 파트별로 나뉘어 게임을 즐기기도 했다. 번쩍이는 야광 조명 아래서 각자가 고른 맥주를 마시며 파트끼리 경쟁하고, 응원하고, 하이파이브를 하고, 스트라이크가 나오거나 스코어가 뒤바뀜에 따라 환호성을 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