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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마법 같은 푸르름, 부엌의 흙냄새 가득한 허브에서 풍기는 생명의 향기, 설탕 그릇으로 향하는 개미들의 결의에 찬 행진, 남은 생애 따뜻한 안식을 찾는 내 늙은 고양이에 감사하는 법을 배웠다. 코냑에서 느낄 수 있는 바닐라, 오크, 캐러멜의 풍미는 주류회사의 술책이므로 아예 큰돈을 들여 정말 좋은 술을 사거나 그게 아니면 이베리아나 남아프리카의 정직하고 저렴한 브랜디를 선택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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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의 가슴에 오랫동안 남은 명대사들
정덕현 지음 / 페이지2(page2)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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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아프다는 건 일종의 신호다. 태어나 성장해 사회적인 삶을 살게 되면서 우리는 자연적인 삶에서 점점 멀어진다.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고 하는 그런 삶에서 벗어나 배고파도 참고, 졸려도 애써 깨워가며 해야 할 일들을 하는 삶을 살아간다. 그것이 보통의 삶이지만, 여전히 자연일 수밖에 없는 몸은 가끔씩 그 인위적 삶에 몸살을 앓는다. 그러니 몸이 아프다는 건 어딘가 이 인위적 삶이 너무 과도하거나 엇나가 있다는 걸 말해주는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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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이 되고 나서 내가 가장 먼저 바꾼 건 회식 문화였다.
우선, 회식을 한달에 한번 이상 잡지 않았다. 금요일은 가급적 피했다. 회식이 있는 날은 일괄 다섯시 오십분에 업무를 마치도록 했고 식사와 술자리를 모두 포함해 아홉시에 정확하게 끝냈다. 술을 강권하지 않았다. 마시고 싶은 사람만 마실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더이상 천의 얼굴에는 가지 않았다.
우리 팀은 이제 입소문 난 와인바를 미리 예약해 포트와인을 마셨고 미슐랭 원스타에 올랐다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다. 번화가의 영화관을 대관해 그 시기에 가장 유행하는 영화를 보는 것으로 회식을 갈음하기도 했다. 꼭 저녁 회식만 고집하지도 않았다. 날씨 좋은 봄날엔 다 함께 점심을 먹고 아이스커피를 마시면서 벚꽃길을 걷거나 주말에는 사람이 많아 가보기 힘들다는 인기 있는 전시회를 평일에 여유롭게 관람했다. 주변 몇몇 팀장들이 그런 식으로 회식을 하면 단합이 줄어든다고 우려했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때로는 야광 볼링장에서 파트별로 나뉘어 게임을 즐기기도 했다. 번쩍이는 야광 조명 아래서 각자가 고른 맥주를 마시며 파트끼리 경쟁하고, 응원하고, 하이파이브를 하고, 스트라이크가 나오거나 스코어가 뒤바뀜에 따라 환호성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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