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영이 울음을 삼키며 꾸역꾸역 밥을 다 먹었다. 금남이 남겨놓은 쪽지가 필요했다. 항상 웃음 가득한 그 분의 한마디가.
매운 음식 할 때 손이 얼마나 에린지 몰라. 고춧가루가 살에 닿으면 몇 시간이 지나도 쓰려. 오늘은 에리고 아픈 건 내가 다 할 테니. 먹는 당신은 해피하기만 하슈. 해브 어 나이스 데이 혀고!
큰 눈망울에서 결국 눈물이 톡 떨어졌다. 아버지가 보고 싶었다. 일찍 돌아가신 엄마를 대신해 서툰 손으로 수능 도시락을 싸주던 아버지가. 이런 목소리로 전화하면 왜 코맹맹이 소리가 나냐고. 울었냐고. 병원에서 무슨 말 들었냐고. 빙빙 둘러 물어볼 아버지의 목소리가 듣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