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와 나는 재수 없는 일을 겪거나 누군가에게 꾸중을 들었을 때, 슬픈 감정이 차오른다고 느껴질 때면 우리만의 ‘정화의식’을 가졌다. 각자 침을 세 번 뱉고, 삼십 초 동안 숨을 참았다. 손을 잡은 채 눈감고 열까지 셌다. 열을 센 다음, 동시에 눈을 뜨면 우리가 완전히 깨끗해졌다고 믿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셈이라고. 우리 중 누구도 상하지 않았다고. 만약 누군가 먼저 눈을 뜨거나 늦게 눈을 떴다면 다시 감았다. 둘이 동시에 눈을 떠야 완전히 깨끗해지는 거라 생각했다. 동시에 눈을 뜨기 위해 자꾸만 눈을 감아야 했다. 눈을 감고 열을 세고 다시 눈을 뜨기까지, 열 번의 다른 호흡이 열 번의 같은 호흡이 될 때까지 노력이 필요했다. 우리는 결이 같은 호흡을 나누면서 깨끗해지길 꿈꿨다. 우리에게 일어난 나쁜 일들을 씻기고 태우고 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