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독립생활을 하면서 자유와 고요를 만끽할 수 있는 여유를 즐겨왔다. 무기력한 노인이 아니라 열정적으로 사회생활을 하던 본래의 내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라도 지금의 내 시간을 소비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이는 혼자 사는 삶의 자유를 과소평가하거나 우습게까지 여기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인생의 마지막 날까지 혼자 사는 것도 나쁠 게 없다.
어느 날 알 수 없는 질병의 파편들이 내 육신과 영혼을 파괴한다 하더라도 나는 크게 저항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편안한 마지막 삶을 위해 소중한 내 시간을 쌓아가고 허물기를 거듭하다가 저 멀리서 스멀스멀 다가오는 운명의 신에 내 몸을 맡기는 게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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