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책상 하나의 무게는 다 짊어지고 걸어가는 게 아닐까. 오늘 내가 뭔가에 짓눌린 듯한 기분을 느끼는 것도 결국은 내게 할당된 양이니 감당해야 한다고 말이죠. 빼면 다시 채우고 빼면 다시 채우기를 반복하는 저 늙은 선생도 있는데, 나라고 여기서 물러날쏘냐 싶었던 겁니다. 누구든 인생이 몇 조각으로 큼직하게 부서지는 순간이 있지 않을까요. 통으로 붙어 있는 인생은 없다, 그건 어머니가 늘 하던 말이었습니다. 그 밤, 책 읽는 의자 위에서 기암을 목격했던 순간은 내 인생의 조각과 조각 사이에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나는 덕분에 날아올라 다음 조각으로 넘어갈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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