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언젠가 헤어져야만 해요. 서로 미워 얼굴 붉히며 등 돌리는 것이 아니더라도, 헤어짐은 맺은 인연 앞에 필연이 아닐 수 없어요. 그리고 우리는 모두 당연한 이별을 투명 너머를 보듯 분명히 알고 있어요.
사랑하는 가족과 연인, 친구들과 반려하는 동물들까지.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한 존재와의 이별은 상상만으로도 고될 만큼 힘겹다는 걸 알아요. 그러니 우리 마지막 도착지가 있다는 사실을 말끔히 잊고 살아요. 지금이 전부인 것처럼 사랑해요.
사랑은 매 순간이 시작과 끝이므로 그때마다 열과 성을 다해야만 해요. 당신을 울릴 이별에 지레 겁먹어 움츠리지 말아요. 가진 친절과 다정을 내일로 미루지 말고 당장에 건네기로 해요. 베풀 수 있는 것을 괜히 숨기지 말고, 벅차오른 고마움은 지금 전해요. 소중한 인연과의 시간은 고작 끝에 닿기 위한 여정이 아니잖아요. 정해진 결말에 굴하지 말고 우리만의 아늑한 이야기를 꾸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