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가
기적입니다
하루하루가 기적입니다. 배고픈 손님들은 끊임없이 밀려옵니다. 온종일 밥하고 국을 끓이고 반찬을 만들고 설거지를 합니다. 밀린 수도료와 전기료, 도시가스료를 생각해 봅니다. 방세는 어떻게 마련할지 방법이 없습니다. 오늘 하루를 버티기가 참으로 어렵다고 생각하면서 국수집에 옵니다.
그사이 물가가 너무 올랐습니다. 달걀 값도 오르고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값도 오르고, 채소 값도 너무 올랐습니다. 고춧가루와 마늘 등 양념류도 비쌉니다. 배춧값이 금값일 때는 김치 담글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조금 지나면 배춧값이 좀 떨어질까 기다려 보지만, 그때까지 국수집에 있는 김치가 버틸 수 없을 것 같아 마음이 급해집니다.
요즘 우리 손님들은 입이 커졌습니다. 맛있는 고기 반찬이 계속 나오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에 처음 온 손님이 푸른 풀밭이라고 불평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고마운 분들이 맛있는 반찬을 만들 수 있도록 끊임없이 도와주십니다. 오늘은 밥, 닭백숙(반 마리), 배추김치, 근대 나물, 고추 장아찌, 김 무침, 콩나물, 어묵 조림, 계란 프라이입니다. 후식은 초코우유입니다.
닭고기를 드시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짠합니다. 얼마나 정성스럽게 먹는지 닭뼈가 깔끔합니다. 물로 헹궈 놓은 것처럼 깨끗합니다.
민들레 국수집을 시작한 지 이제 13년째입니다. 처음에는 배고픈 우리 손님들께 국수라도 대접하면 제 마음이 편하려나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조금만 도와드리면 살 수 있는 분들이 너무도 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