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적막 한가운데 있고 싶다. 아무도 없는 곳. 정말이지 아무런 소리도 안 들리는 곳에서 들리는 것은 나의 숨소리밖에 없는 곳에서 그저 담요를 덮고 비스듬하게 누워 있고 싶다. 조금 외롭지만 반가운 고독 속에서 나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 계절이 변하는 것을 알리는 빗소리나 들으면서, 저것이 곧 눈으로 바뀔 것 같은데 하는 나의 낯선 목소리를 들으며 내 입에서 천천히 퍼지는 입김을 바라보면서 한나절을 보내고 싶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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