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의 가슴에 오랫동안 남은 명대사들
정덕현 지음 / 페이지2(page2)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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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가 아닌 현재를 살아야 하는 우리에게 필요한 건 어쩌면 지금 현재에 대한 집중이 아닐까 싶다. 과거와 현재가 어떤 선 같은 것으로 이어져 그것이 미래로도 나아간다고 생각하는 건 우리의 관념이 그렇게 믿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는 지금 과거와 상관없이 현재로부터 어디로든 나아갈 수 있다. 그래서 갑자기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세계여행을 가는 일이 가능한데, 다만 타인들은 그 변화된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 논리적으로 과거와 현재를 연결시키려 할 뿐이다. ‘분명 직장 상사와 큰 트러블이 있었을 거야.’
그러니 때론 묻지 말자. 괜스레 물어서 상처를 내는 일이라면 더더욱 피하자. 다만 "이유가 있었겠지" 하고 현재의 그에게 집중하자. 이건 타인만이 아니라 자신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내가 과거에 어떤 일들을 해왔고 어떻게 살아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 인과에 맞춰 어떤 삶을 살 것이고 살아갈 것이라고 예단하지 말자. 그건 인생을 너무나 재미없게 만드는 것이고, 또한 우리 모두가 앞으로 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들을 스스로 잘라내는 일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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