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차기만 백만 번 - 제9회 푸른문학상 수상 동화집 작은도서관 36
김리하 지음, 최정인 그림 / 푸른책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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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책들]발차기만 백만 번_아이들 내면에 귀 기울이기

 



제9회 푸른문학상 수상작인 [발차기만 백만 번]에는 총 3편의 동화 자전거를 삼킨 엄마, 찍히면 안 돼!, 발차기만 백만 번 이렇게 이루어져 있답니다.

모두 간결하면서도 읽는 이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확실한 이야기가 생각합니다.

 

1. 자전거를 삼킨 엄마



 

아이들이 커 가면 커 갈수록 엄마의 외모가 중요하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는데요, 이번 이야기는 남들 보다는 후덕한 몸매의 소유자인 엄마와 재은이의 이야기랍니다.

어느 날 엄마는 1등 경품으로 아주 날렵하고 예쁘게 생긴 자전거가 당첨이 되었어요.

항상 가계 살림으로 자신의 것은 떳떳하게 하나 장만해 보지 못하다가 모처럼 자신의 소중한 물건이 생긴 것이지요.

후덕한 몸매에 자전거를 탈 줄 모르는 엄마였지만 주변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자전거 패달을 돌리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지나가는 아이들이 엄마가 타는 모습을 보고선 엉덩이가 자전거 안장을 집어 삼켰다면서 웃고 지나가는 것이었지요.

재은이는 그런 엄마가 너무나 창피스러웠어요.

그래서 비틀거리며 넘어지는 엄마를 외면하고 피해버렸어요.

하지만 집에 돌아와도 엄마가 없자 엄마에게 무슨 일이 생기지 않았나 불안한 마음에 찾아 나서게 되는데요, 그 사이 엄마도 재은이가 없어 자전거를 타고 찾고 있었지요.

모녀는 그렇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란히 꽈배기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데요, 엄마도 내일 부터는 마음을 잡고 살을 뺀다고 하는군요.

재은이가 넘어진 엄마를 두고 도망가지 않고 거뜬히 일으킬 수 있을 정도로 말이지요.^^

정말 엄마와 딸은 이래서 더욱 잘 통하는 것 같아요.

저도 딸을 키우고 있지만 정말 딸이 있어서 너무 너무 좋다는 생각을 참 많이 한답니다.

엄마에게 힘이 되어 주고 딸에게 힘이 되어 주는 엄마만큼 멋진 친구도 없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포근한 이야기였습니다.^^



 

2. 찍히면 안 돼!



 

반에서 진드기로 통하는 윤기!!

사소한 것에도 목숨을 걸로 아이들을 괴롭히는 윤기에게 어느 날 영서는 자기도 모르고 웃음이 터져 그만 윤기에게 찍히고 맙니다.

아주 본능적으로 터져 나오는 웃음으로 인해 윤기의 사소한 복수(?)가 시작되는데요, 껌으로 필통을 붙여 놓질 않나, 엎드려 있는 사이 등 뒤에다 ‘나는 고릴라다’하고 적어 놓았던 것이지요.

그때 까지만 해도 덩치가 크다고 친구들에게 고릴라로 불려 지지 않았지만 그 시간 이후로 영서는 덩치 크고 힘 센 고릴라로 불리게 되었답니다.

수업 시간에 졸다가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에 놀라 대답하던 윤기를 보며 크게 웃었던 것이 이렇게 영서에게 되돌아오게 된 것이지요.

화가 난 영서는 교실 뒤쪽에 있는 사물함을 보란 듯이 넘어뜨리는데요, 이런 영서 모습에 윤기도 무척이나 놀란 모습이네요.

그리곤 영서가 다가가 멱살을 쥐자 윤기도 한 풀 꺾인 기세로 영서가 먼저 시작한 일이라고 미안하다고 합니다.

여자아이라고 그냥 무시하거나 대수롭지 않은 일로 친구들을 괴롭히면 그 친구는 어떤 마음일까 한번 쯤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

내가 윤기 입장일 수도 영서 입장일 수도 있을 텐데요, 어느 입장에서든 그 친구의 외모나 특징을 가지고 놀려서는 안 된다는 사실.

윤기는 영서의 점퍼에 낙서한 것 때문에 점퍼를 씻어주어야 했지만, 이 외에도 아무리 사소한 말이나 행동에 있어서도 서로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말 할 수 있는 우리 아이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랍니다.



 

3. 발차기만 백만 번



 

말을 하지 않으면 그 사람의 속마음을 모르는 법이지요.

그리고 한창 자라는 시기에 있는 아이들이라면 더욱 그렇고, 그 아이들에게 아픔이 있다면 더더욱 그럴 것입니다.

이야기에는 겉으로는 전혀 다를 것 같지만 속으로는 많이 닮아 있는 두 소년이 나옵니다.

조신혁과 차윤재.

신혁이는 공사장 책임자로 일하시는 아버지와 윤재는 간호사로 근무하시는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답니다.

어느 날, 윤재가 신혁이네 아파트 바로 아래층으로 이사 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신혁이는 여학생들 사이에서 꽃남으로 불리는 윤재의 겉모습이나 말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답니다.

그런데 윤재의 이름을 보면 엄마와 성이 같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바로 아빠가 없이 엄마가 혼자 윤재를 낳아 길러서랍니다.

신혁이는 얼떨결에 알게 된 윤재의 사생활을 듣고 깜짝 놀라게 되는데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와 단둘이 살면서 끼니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신혁이에게 윤재는 먼저 다가와서 손을 내밉니다.

학교에서 어렴풋이 신혁이의 얘기를 들어서 자기와 공통분모가 있다고 여긴 윤재는 신혁이와 더욱 가까워지고 싶었다고 얘기하는데요, 앞으로 둘은 지금까지 혼자서 먹어야 했던 밥을 이제는 외롭지 않게 먹을 수 있게 되었답니다.

요리에 흥미가 많아 꿈이 요리사인 윤재와 아직은 꿈이 정확하진 않지만 태권도를 아주 많이 좋아하는 신혁이!!!

그동안은 윤재의 상처를 모르고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을 보고 무작정 싫어서 발차기를 백만 번이고 하려고 했던 마음이 서로의 아픔을 알고 그렇게 할 필요가 없게 되고, 또한 마음의 문을 열면서 진정한 친구로 다가갈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답니다.

단지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인 우리들 자신조차 혹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있진 않은지 한 번 생각해 보게 하는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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