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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의 시선 창비청소년문학 125
김민서 지음 / 창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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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시선을 맞추지 못하고 바닥만 쳐다보면서 지내던 중학생 한율은 친구인 이도해를 만나면서 세상과 눈을 맞춘다.
항상 부럽기만 하던 친구, 자신의 의견은 전혀 내세우지 않던 한율은 길고양이를 보살피던 이도해와 운명적인 만남을 갖는다.
이도해 덕분에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용기를 갖는다.

누군가의 시선을 맞추지 못하던 순간,
나의 학창시절의 아픔 또한 이도해와 같은 친구의 손길 하나로 세상 속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나에게도 이도해와 같은 친구가 있음에 지금의 어른이 되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어쩌면 꿈이라는 건 시선이 반영되어 만들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위를 올려다보는 사람에게는 올려다볼 꿈이 생기고, 나처럼 아래만 보는 사람에게는 밑바닥 현실만이 남는 것이다.(80쪽)

“내 비밀 하나 알려줄까?”
이도해가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사실 나는 이 별에 속한 사람이 아니야.”(83쪽)

올곧은 까만 눈동자를 보며 나는 직감했다.
‘떠나는 길이 조금이라도 따뜻해지도록 안아 줄 거야.‘
나는 아마 평생 그날을 후회할 것이라고.(87쪽)

난생처음 타인의 시선이 궁금해졌다. 저 눈에는 이 세상이 어떻게 보일까.(120쪽)

어쩌면, 아주 어쩌면 말이지, 사람들은 모두 각자만의 세계를 가진 외계인일지도 모른다.
모두가 외계인이라서 우리는 죽을 때까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불안해하고 헐뜯고, 그리고 나를 이해해 줄 사람을 찾아 평생을 헤매는 것이다.(144쪽)

‘아무것도 망치지 않았어. 다른 사람들의 말에 휘둘리지 마. 타인의 기준은 상대적인 거야. 정말 중요한 건 너지. 절대적인 건 너 자신뿐이야. 그러니까 너를 봐. 네 마음을 봐.(169쪽)

‘네 상처에도 장례를 치러 줘.“
이도해가 흙을 한 줌 쥐었다. 손가락 사이사이로 알갱이가 흘러내리더니 이내 손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헛되고 하찮은 것이 내 마음과 닮았다.(171쪽)

‘너도 멈춰 있기보다는 나아가렴. 네가 그 친구를 찾을 수 없다면 그 친구가 너를 찾을 수 있게 해. 누구나 널 알아볼 수 있도록 훌륭한 사람이 되는 거야.‘(207쪽)

의미는 타인이 아니라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슬퍼하기보다 나아가기를 선택했다. 그러니까 나는 북극성이 되기로 했다. 북극성은 길잡이별. 비록 가장 밝고 큰 별은 아니어도 누구나 찾을 수 있는 별이니까. 그럼 이도해도 언젠간 나를 찾을 수 있을 터였다.(2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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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사회 - 안전한 삶을 위해 알아야 할 범죄의 모든 것
정재민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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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사회의 작가는 알쓸신잡에 출연하셔서 유명해지신 정재민이다.
그는 판사와 여러 정부중앙부처를 거쳐 법무심의관으로 일을 했다.
이 책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제외한 여섯장으로 구성되어있다.

놀라운 것 중에 하나는 통계에 따르면 전체 범죄건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 이유를 프롤로그에 기재해 놓으셨는데...
시작부터 엄청 흥미로웠다.

가장 궁금했던 내용은 2장의 판사의 형량은 왜 낮을까 였다.
최근 뉴스를 통해 많은 흉학 범죄를 접하다보면 그들의 형량은 생각만큼 높지 않다고 생각했다.
5년, 10년 후면 그들은 다시 사회에 나와서 일상생활을 한다는 것은 요즘의 뉴스로 묻지마 사건을 접하는 대다수의 시민들이 공감하는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가장 공감됐던 이유로 116쪽에 작가가 기술한 내용을 인용해보고 싶다. <저는 양형이 피해자의 입장과 괴리되는 이유 중의 하나가 피해자가 법정에 등장하지 않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현재 형사재판에서는 피해자를 피해자의 자격으로 부르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피고인이 자백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에 대해서도 보통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 때문에 피해자가 나올일이 없습니다. 그러면 판사로서는 피해자를 만나보지도 않고,피해자의 양형에 대한 입장을 들어보지도 않은 채 형량을 정하게 됩니다.>

판사는 피고인의 이야기만 듣게된다. 피해자의 이야기는 대부분 듣지 못한다. 그렇게 되면 피고인의 개인적 상황이나 형편에 공감항 수도 동정을 표하게 될 수도 있다.
왜 우리의 재판은 피고인의 이야기만 들어왔을까?
피해자를 만나지 않는 이유는 재판이 지나치게 감정에 흐르거나 피해자에게 휘둘릴까봐서라고 한다.
그렇다면 피고인도 그 자리에 참석하면 안 되는거 아닐까?
형사재판이라면 검사와 변호사만 착석해야하는 건 아닐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읽히는 책이었다.
그렇다고 전혀 가볍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표지에 "안전한 삶을 위해 알어야할 범죄의 모든 것"이라고 기재되어있었는데 책을 덮을 때가 되니 이 문장에 일정부분 공감이 갔다.

#범죄사회 #창비 #정재민 #책추천 #독서서평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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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최은미 지음 / 창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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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경험한 코로나 시대를 이보다 더 잘 표현한 소설이 있었던가..
우리는 거리두기와 팬데믹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경험했다. 2020년 봄에 시작한 코로나19는 2023년 8월 31일이 되어서야 감염병 4급으로 강등됐다. 우리는 최악의 2020년을 경험했다. 무섭고 두려운 시간이 흘러갔다. 우리가 그 시간을 살아낸 것이 아니라 견녀낸 것이다. 버티고 버티다보니 그 악몽같은 시간들이 지나갔다.

나리는 나리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초등학생 딸을 둔 엄마이자 자영업자이다. 수미는 중학생 딸을 둔 학원 차량 버스운전기사다.

수미는 기정시의 확진자 67번으로 나리공방의 나리는 밀접접촉자가 된다. 수미는 병원에서 격리생활을 하게되고, 나리는 자가격리생활을 한다. 코로나가 확산될수록 국가는 학교 대신 원격수업으로 진행하면서 돌봄의 책임을 가정으로 넘겼다. 맞벌이 부부들은 아이들의 교육과 돌봄의 무게에서 힘겨워했다.
그 중에서 가장 힘든 건 고립이었다. 우리는 타인과의 연대를 통해 사회화를 체득해왔었다. 그런 우리에게 사회화 중단을 요구함으로써 마음 속의 우울감을 증폭시켰다. 스스로를 세상과 단절시키고 소외시킬 수 밖에 없었던 우리는 스스로를 고립시켰다.

만조 아줌마와 딴산은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은 함께 하는 것이라는 결론을 이야기한다. 딴산에 살 던 사람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 것도 코로나 때문이고, 다시 갇히게 되는 것도 또한 코로나 때문이었다.

이제 그 시대를 견녀낸 우리 모두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외로움과 우울함을 느끼고 있다면, 사람들과 얼굴을 마주할 때 비로소 살아있음을 알게된다.

손소독제를 짜 넣고서 몇몇이 손바닥을 비비는 소리도 있다. 그건 2020년 봄의 소리다.(59쪽)

종수와 결혼해서 평생 단짝이 되면 나는 지겹고 불편했던 여자들 세계에서 탈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종수랑 결혼해서 아이를 낳자 내 앞에 펼쳐진 건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촘촘한 여자들의 세계다.(151쪽)

수미는 서하를 서하로 여기지 않았다. 자신의 확장으로 여겼다.(166쪽)

서하와 수미가 그들의 집이 아닌 곳에서, 그들 둘만의 고립 속에서가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 섞인 채 서로를 의식했다는 것이, 대면의 시간이 다시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하더라도 그 시간을 짧게나마 경유했다는 것이, 그것이 고마웠다.(262쪽)

겨울이 되면서 여자들은 다시 아이들과 함께 집 안에 갇히게 되었다.(268쪽)

마음이 수없이 헤집어지더라도 나는 수미와 서하가 겨우내 서로를 충분히 겪길 바랐다. 두려움을 껴안고서라도 마주 보길 바랐다. 수미가 실감할 수만 있다면 나는 언제까지고 내 공방 문을 열어놓을 수 있었다. 서하를 보고 있는 어른이 너뿐이 아니라고, 너만이 아니라고, 가족이어서 해줄 수 없는 게 있다는 걸 받아들이라고, 가족이 아니어서 할 수 있는 게 있다는 걸 믿어보라고, 가족 아닌 그이들이 저기 있다고, 수미가 체감할 때까지 나는 언제까지고 말해줄 수 있었다.(304쪽)

*도서는 창비에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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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각본
김지혜 지음 / 창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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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각본이라고 인쇄되어온 책의 표지는 궁금증을 만들어냈다.
창비는 서평단을 모집할 때 이런 이벤트를 한번씩하는 것 같다.
작가의 이름을 공개 안 해주거나, 제목을 공개 안 해주는 등.. 의 이벤트에 관심을 만들어 내는 것 같다.
이 책의 제목은 [가족각본] 이다. [선량한 차별주의자] 로 베스트셀러에 오른 김지혜 작가의 두번째 책이다.

우선 책은 7개의 챕터로 구성되어있다.

프롤로그 가족이라는 각본
1장 왜 며느리가 남자면 안 될까
2장 결혼과 출산의 절대공식
3장 초대받지 않은 탄생, 허락받지 못한 출산
4장 역할은 성별에 따라 평등하게?
5장 가족각본을 배우는 성교육
6장 가족각본은 불평등하다
7장 각본 없는 가족
에필로그 마피아 게임
(가제본 책은 3챕터까지만 실려있다.)

우선 1장이 엄청 강력한 인상을 안겨줬다.
1장의 제목은 "왜 며느리가 남자면 안 될까"
이다.
동성애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일면지의 광고에 실린 문구 " 며느리가 남자라니" 에서 인용되었다.
우선, 문제는 저 구호가 너무 강력하다.
책을 다 덮어도 저 구호가 잊혀지지 않는다.
며느리가 남자인 것이, 사위가 여자인 것이 뭐가 문제란 말인가.... 가족의 차별적인 성역할을 대표하는 말인 것 같다.

3장에서는 초대받지 않은 탄생, 허락받지 못한 출산을 말한다. 3장에서 과거 혼열아의 강제 해외입양 사례가 나온다. 남성 위주의 호주제가 원인이 된 인권침해이다. 또한 한센인들의 잘못된 정조로 인해 강제 불임을 시키는 이야기도 나온다.

아이의 출산과 양육을 누가 허락하는 것일까? 사회가??? 장애인들이 출산을 하는 것을 누가 비난할 수 있을까?
출산과 양육은 당사자의 선택의 몫은 아닐까? 반대를 하는 이유는 당사자들에게 어려움이 닥칠 때 복지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그들에게 정부에서 제공해줘야하는 복지 정책들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일까??? 이것은 정해진 복지 예산을 효율적(?) 으로 사용하기 위한다고 말하는 개인이기주의가 내포된 것은 아닐까?

가족이라는 체계는 이제 정해준 데로 갈 수는 없다. 각자에게 주어진 역할이 다르고, 구성된 가족이 다르다. 누군가 그것을 옳고 그르다고 말할 수 있는 권한을 주진 않았다.
그러나 자금 내가 생활하고 있는 사회에서는 끊임없이 옳고 그름을 이야기 해준다.
사회가 정한 틀에 해당하면 옳고, 그렇지 못하면 잘못됐다고 말해주는 사회...
이런 책들로 인해서 서로의 관념과 이념만을 내세워 싸우지말고 같이 이야기해보면 좋을 것 같다. 분위기를 환기시키고 독자들에게 관심을 유발하는 것 자체로 이 책의 존재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

* 이 책은 창비로부터 가제본 책을 제공받고, 솔직하게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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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이불
안녕달 지음 / 창비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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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이불] 은 안녕달 🌛 작가의 10번째 그림책이다.
겨울 시리즈로 눈아이도 있고, 여름시리즈로 수박수영장도 있다.

아이가 밖에서 집 안으로 들어와 옷을 훌러덩 벗고 이불 속으로 들어가면 상상의 공간이 펼쳐진다. 거북이가 찜질을 하고 있고 얼음 식혜와 데워진 달걀을 팔고 있다.
아이의 상상력은 어디까지 일까???

추운 겨울 어릴 때 밖에서 놀다 들어오면 할머니는 춥다면서 나를 따끈하게 데워진 아랫목 이불 속으로 데려가셨다. 이불 속에 누워있으면 세상이 나를 안아주는 듯한 따뜻함을 느꼈다.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이불이 등장한다. 할머니 집에서 많이보던 꽃무늬 이불....

뜨끈한 온돌 방바닥에 두써운 솜이불을 덮고 차가운 식혜와 귤을 까먹으면서 이 책을 읽어본다. 아랫목처럼 뜨끄뜨끈하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이불이 그림 속에 등장한다.

이 책은 나를 추억여행시켜주는 타임머신이구나.
내 마음은 따뜻해지는데... 왜 눈물이 날까...


*창비에서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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