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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해방 일지 - 고통이 만연한 우리 사회, 트라우마에서 빠져나오는 법
심민영 지음 / 슬로디미디어 / 2024년 6월
평점 :

미술관에 방문했다가 '발견'한 전시물을 보고 흠짓 놀랬습니다. 저자는 의도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 뉴스에서 보던 '그 장면'이었습니다. 대중매체를 통해 접했던 참사 현장은 흐릿한 덩어리의 형체로 기억의 한 부분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트라우마라는 단어를 들으면 여러 사건·사고들이 떠오릅니다. 현장에서 접하거나 매체를 통해 보거나 괴롭기는 매 한가지입니다. 그래서였던가요? 트라우마 '해방'일지라는 제목에 이끌려 읽었습니다.
트라우마는 일상적인 범위에서 예측할 수 없는 끔찍하고 참혹한 속성을 갖는 사건을 말한다. 정신의학적 관점에서는 생명의 위협, 심각한 위해, 저인의학적 관점에서는 생명의 위협, 심각한 위해, 성적인 폭력과 관련한 사건으로 정의한다.
이는 우리가 인생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가장 커다란 고통 중 하나이다...(중략)...
이처럼 트라우마는 소수에게만 찾아오는 특별한 불운이 아니라, 누구나 살면서 한번 이상 맞닥뜨리게 되는 인생의 불청객이다.
p.15 트라우마는 어떻게 형성되는 건가요의 시작 부분에서
심민영 저자는 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센터에서 일을 합니다.
재난과 임상 현장에서 트라우마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을 만나고, 그들을 회복의 길로 인도하는 분이라고 합니다. 신뢰를 주는 저자의 약력과 고개를 끄덕이며 수월하게 읽혀지는 내용을 보면서 트라우마를 치유하고자 하는 사람과 '함께' 노력하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는 안전이라는 착각과 환상을 갖고 살고 있다.
내가 있는 곳이 충분히 안전하고, 위험으로부터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을 지킬 수 있다는 착각말이다. p.50
본문은 트라우마에 대해/ 어떻게 우리의 삶에 스며들까/처방전이 바로 여기에/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에게 라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000년 이후의 대형참사 사고들의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하는데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과정도 있어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SNS을 통해 트라우마로 고생하는 분의 소식을 듣고는 하는데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해야 했는데 어떠면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 죄책감으로 고생을 하고 있으니까요.
저자가 공감과 연결의 힘 내용에서 5.18광주민주화운동 유가족들이 세월호 유가족을 만나고, 세월호 유가족들이 이태원 유가족을 만난 사례에 대해서는 익히 들은 바 있었습니다. 공감은 상대방의 입장과 상황을 잘 아는 것에서 시작된다며, 진정한 공감은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서로에 대한 이해가 조금씩 깊어지는 것이라고 합니다. 글을 읽으면서 오래전 위로의 말보다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조용히 어깨를 내어주는 행동에 위로받은 기억이 떠오릅니다. 아, 그래...그랬지 싶었던.
책을 덮으며 제 자신에게 있던 작은 고민들이 해소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은 답이 없다고 하더라도 사실을 직면하고 해결하겠다는 마음을 가지면 될 것 같습니다.
뼈 아픈 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회복의 시작이다. p.148
준비된 사회일수록 트라우마 충격에서 더 잘 회복될 수 있다는 저자의 문장에 약간은 우울해집니다.
우리 사회가 건강한 사회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태원 참사 생존자의 말을 빌어 저자도 질문을 합니다.
저자의 질문에 답을 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서로에게 조금만 더 다정해지면 어떨까요?"
덧_최근의 뉴스를 첨부합니다. 국가폭력에 대한 국가의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같아서요.
‘국립국가폭력트라우마치유센터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폭력 및 적대세력, 국제테러단체’(국가폭력 등)에 의한 피해자와 그 가족의 심리적 고통을 치유하고 건강한 삶의 회복을 지원할 목적으로 국립국가폭력트라우마치유센터가 설립되었습니다. 5.18과 여순사건, 부마항쟁,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등 국가 폭력의 피해자들을 전문적으로 치유하는 기관으로 광주시의 옛 광주국군병원 터에 7월 1일자로 문을 열었습니다. 제주도에는 제주 4·3의 상처와 트라우마를 보듬고 특화된 치유 프로그램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제주센터를 동시에 개관했습니다. 국립국가폭력트라우마치유센터가 정식명칭이고, 국립트라우마치유센터는 약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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