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종교이야기 - 유신론자와 무신론자 모두를 위하여 My Little Library 3
김환영 지음 / 한길사 / 2018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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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클립 한주 한책 서평단 빨간아로하입니다.

 

어린 시절, 교회선생님이 창문에서 교회가자고 일요일 아침마다 저와 동생을 부르던 기억이 있습니다. 교회 예배실, 진갈색의 긴 방석 위에 앉아 기도를 드리는데, 제 눈에 빵구가 난 양말이 보여 창피했습니다. 성탄절마다 자잘한 먹을꺼리를 받으러 다녔던 기억도 덧붙여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 교회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2개의 교회로 쪼개졌습니다. 날라리 교인으로 기독교 중·고등학교를 다니며 성경도 두어번 완독했습니다. 가끔 성경 순서(창세기-출애굽기로 시작하는 구약 순서)를 노랫말로 부르곤 합니다. 여기까지 쓰면 아, 기독교인인가 보구나 싶지만 아닙니다. 종교를 묻는 질문에는 당당히 무교라고 체크합니다. 책에서도 나오지만, 저의 생활에서 종교적인 삶을 체화시킬 수 없는게 가장 큰 이유같습니다.

 

서두가 길었습니다. 제가 종교에 대한 관심은 꾸준하게 있었다는 말입니다. 종교가 없는 상태이지만, 조물주=신을 믿기는 합니다. 선과 악을 가르는 기준에 맞는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중입니다. 성탄절에는 교회를, 석탄절에는 절에 가고 싶어 하며, 지역 내 여행을 하면 종교시설을 둘러보곤 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나라의 민속과 다른 나라의 종교에 대해서도 호기심이 생기는 중입니다. 이런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제가 읽기에는 정말 좋았습니다.

 

한길사에서 출판했다고 해서 신뢰가 갔습니다. 글이 어렵더라도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는데 표지를 넘기고 보니 수월하게 익히는 내용입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종교학개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진리란 무엇인가?"라는 인류가 시작된 이래로 학문의 연장선상에서 혹은 인간의 삶을 통틀어 묻게 되는 질문을 들며 지식뿐만 아니라 종교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음을 서론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어떤 종교에 대해 조크를 해도

그 종교가 개의치 않는다면 그 종교는 좋은 종교다. 

-길버트 체스터턴

 

, 페이지 하단에 적힌 문장을 보고 답답했던 마음이 뚫렸습니다. 본문에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불교의 염화미소, 개신교의 데살로니가 전서  1장의 바울이 말한 항상 기뻐하라는 문구, 이슬람의 일화 등.

 

최근 성()과 속()과 웃음, 종교와 웃음의 관계를 연구하는 종교학자·종교사회학자들이 늘고 있다. ...종교문화속에서 생성되는 우스갯소리도 연구 대상이 될 수 있겠지만, 그들은 일차적으로 경전 자체에서 웃음을 찾는다. 그들의 논리는 유머는 강력한 설득의 도구라는 것이다. (p.17)

책의 전반을 휘두르는 내용은 종교와 관련된 다양한 부분을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잡다한 지식이기보다는 저자가 원하던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종교학개론 인 셈입니다. 몰랐던 부분에 대해 알아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무신교의 비율이나 우리나라 종교의 갈래에 대한 설명 등 자잘하지만 한번은 궁금했던 내용들입니다. 또한, 눈길이 가는 부분은 페이지 하단에 적힌,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만드는 명언들입니다. 


 

우리에겐 서로 미워할 만큼의 종교는 있으나 서로 사랑할 만큼의 종교는 없다. -조너선 스의프트


종교를 위해 순교하는게 그 종교를 철저히 실천하는 삶을 사는 것보다 쉽다. -호르헤 보르헤스


약간의 철학은 인간 마음의 방향을 무신론으로 향하게 하지만 

깊이 있는 철학은 인간 마음의 방향을 종교로 돌리게 된다. -프랜시스 베이컨


우리는 조금 알수록 더 강하게 믿는다. -미셸드 몽테뉴

 

각 종교의 경전들도 쉽게 접해 인식의 다양성을 확장시키고 싶어집니다. 맹목적인 믿음이 아닌 경전을 통한 삶으로 체화시키는 분들과 종교를 통한 구원까지 논할 수 있는 생활을 바라고 있습니다. 이제, 개론을 읽었다면 이제는 원론으로 넘어가고 싶어지는군요. 작가님의 다음 집필을 응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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