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의 반역 사건으로 읽는 새로운 조선사

역사는 이긴 자 입장에서 서술된다. 반역자는 악인으로 기술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 서술의 행간을 자세히 살피고, 그 행간에 숨어 있는 또 다른 진실을 찾아내면 반역의 그늘 속에 숨겨진 시대의 진짜 모습이 드러난다.

 

역사를 다른 관점에서 서술한 책입니다. 성공하면 영웅이고, 실패하면 역적이 되는 역사에서 반역을 재조명하는 내용입니다. 반역의 이름으로 덮어버린 열두개의 사건으로 조선사를 다시 살펴보게 됩니다. 익히 알고 있는 조선 태조 이성계의 고려의 반역부터 시작하여 그의 아들 방원, 그리고 세조인 수양대군 그리고 신하들-이징옥, 이시애, 남이, 허균, 이괄, 영조까지의 이인좌까지 서술되고 있습니다.

 


태조 이성계 관련 부분에서 다음과 같은 글귀가 있습니다.

 

역사의 모든 혁명이란 모두 무력을 거머쥔 자에 의해 이뤄졌고, 때문에 혁명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무력을 가진 자가 필요한 법이었다. 하지만 무력만으로 혁명이 성공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무력과 함께 치밀한 책략이 합쳐질 때 비로소 혁명을 이룰 수 있는 법이었다. 또한 혁명은 현실에 대한 불만과 한을 품은 자만이 이룰수 있는 것이기에게 정도전은 현실에 대한 불만과 한을 가지고 있던 전쟁 영웅 이성계의 무력에 자신의 책략을 보태어 역성혁명을 실천하고자 했을 터였다. 

 

지난 역사를 통해 우리는 알고 있었던 부분이긴 하지만 정제된 문장으로 정리되어 있으니 더 다가옵니다. 무력만 있을 경우,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 역사를 통해 잘 알고 있으니까요. 단편적으로 알고 있었던 내용이 서술형으로 정리되어 있으니 머리속에 쏙 들어온다고 해야 하나 그렇습니다. 조선 개국의 역사가 반역으로 시작되었으니 조선 역사가 진행된 기간 동안, 꾸준히 반역의 역사가 쓰여지는 사실을 재확인하게 됩니다. 첫 단추가 잘못되었으니 마지막 단추까지 잘못되어 지는 법인게죠.

 

참, 제 눈에 띄는 문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성리학의 영향으로 장자 중심의 왕위계승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유독 조선시대에만 장자의 기운이 떨어지는 게 북악산 때문이라는 설도 그렇게 생각되었거든요. (북악산이 정중앙으로 위치하지 못한 풍수지리 관련 설)  그러나 글귀를 읽고는 그럴수도 있겠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제가 배웠던 부분에 약간의 틈을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방원은 부왕 이성계가 첫째부인의 여러 아들들을 제치고 둘째부인 강씨의 아들을 세자로 삼은 것을 잘못이라 지적하게 되는데, 강씨가 조선의 첫 왕비이기 때문에 왕비의 아들이 세자로 책봉되는 것이 예법에 어긋나는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세자를 책봉하는 것은 왕의 의지에 의한 것이므로 반드시 장남을 세자로 삼아야 한다는 법은 없다. 그러므로 이성계가 방석을 세운 행위는 문제가 될 것이 없는 일이었다.

 

영조의 이인좌의 난까지 서술하지만, 이후의 역사에서도 꾸준히 반역은 이뤄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게 반역이니까요. 기존의 지배체계가 무너지면 민중이 일어나게 되는 법이니까요. 진정한 민중의 힘을 발현하기 전에 외세의 침략으로 현재의 우리나라가 지금 이렇게 된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역사의 가정은 없는 법이지만, 지배층 중심의 역사와 더불어 피지배층-민중 중심의 역사로 많이 알아야겠습니다.

 


저자는 역사대중화의 기수라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한권으로 읽는 역사 시리즈'의 저자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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