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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자 ㅣ 책고래마을 49
김준호 지음, 용달 그림 / 책고래 / 2024년 4월
평점 :
그림책 대주자는 주목받지 않는 이들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김준호 작가의 글과 용달 작가의 그림은 야구 경기에서 중요한 순간을 책임지는 대주자의 시각을 통해, 그 이면에 깔린 삶의 진리를 전해준다. 대주자는 이름 그대로 타자의 화려함 뒤에서 경기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한다. 그라운드에 오르는 시간은 짧지만, 그가 맡은 역할의 무게는 경기의 결과를 좌우할 만큼 크다.
주인공은 경기가 진행되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벤치에 머물며 기회를 기다린다. 사람들의 시선은 주로 타자와 투수에게 집중되지만, 주인공은 자신이 맡은 역할을 묵묵히 준비한다. 그리고 9회말 2아웃, 긴박한 순간에 감독의 호출로 드디어 그가 뛰어오른다. 1루에서 2루까지 단 3.5초, 이 짧은 순간은 그의 노력과 준비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그가 도루에 성공하면서 경기는 승리로 마무리되고, 그는 소리 없이 그라운드를 떠난다. 그러나 그 짧은 순간을 위해 밤마다 연습장을 찾고, 끝없이 스스로를 단련하는 대주자의 노력은 그가 얼마나 야구를 사랑하는지 잘 보여준다.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우리는 모두가 화려한 주인공이 될 수는 없지만, 각자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주인공의 자세라는 것이다. 대주자는 경기를 이끄는 중심에 있지 않지만, 자신의 역할을 사랑하고 그 순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이는 곧 우리의 일상과도 닮아 있다. 사회에서 눈에 띄지 않는 작은 역할일지라도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그 역할을 통해 스스로의 가치를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대주자의 3.5초는 순간이지만, 그 시간 뒤에는 긴 시간의 훈련과 끈기가 쌓여 있다. 이는 우리 삶에서도 마찬가지다. 눈에 보이지 않는 노력이 결국 결정적인 순간에 빛을 발하게 되며,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자신이 진정 원하는 일을 찾고 사랑하게 된다.
대주자는 단순히 야구 이야기를 넘어, 삶에서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운다. 이 책은 무대의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스스로의 가치를 발견하고 노력하는 모든 이들에게 큰 울림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