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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위의 낱말들
황경신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7월
평점 :

아~기다리고 기다리던!!
황경신 작가의 신작!! <달 위의 낱말들>을 읽어보았다 😀
달 위의 낱말들, 제목도 넘 이쁘고 표지도 넘 이뻐서 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책 :)
황경신 작가의 <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를 읽고 있을때 신작 소식을 접해서 어찌나 반갑던지~
<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도 넘 좋다 정말~~~
에세이 좋아하신다면 강추 😆

여는 글에서 황경신 작가가 "이 책은 순서대로 읽지 않기를, 아무 페이지나 마구 펼쳐 마구 읽기를 부디 바랍니다." 라는 문구를 읽고
마구 펼쳐서 제일 먼저 읽어본 "버티다".... 제일 먼저 읽어서 일까, 이런 시각으로 바라볼 수도 있구나 하는 느낌이여서 일까, 내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느낌이여서 일까, 이 날 읽었던 파트중에 제일 기억에 오래 남았다.
버티다는 좋은 문구 일부를 공유할 수 없을 정도로 전체를 읽어보아야 제목이 왜 "버티다"인지가 와닿는다.
제일 좋은 문구가 무엇인가를 발췌하고 싶지만 이 부분을 적자니 저 부분까지 쓰고 싶고 ~
전체를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글 중간중간 사진과 함께하니 그 느낌이 더해진다.
황경신 작가의 글에 사진까지 ~
달 위의 낱말들은 1장 단어의 중력과 2장 사물의 노력으로 나뉘어 담겨 있는데,
1장 단어의 중력에 수록된 사진은 황경신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이 수록되어 있다.
위의 사진도 황경신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
2장 사물의 노력은 일러스트레이터 전지나의 감성적인 일러스트가 실려 있다.

<달 위의 낱말들> 책 제목답게 소제목이 달 위에 떠있다 :) 넘 감성적이다.
"지키다"는 작가 토마스만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토마스 만은 정확한 사람이였고 질서로 자신의 세계를 지배하는 사람이였다.
공장에서 돌아가는 기계처럼 찰칵찰칵 맞물리며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눈을 뜰 때부터 감을 때까지 째깍째깍 정밀하고 정연하게 흘러가는 삶.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또 당연하게도, 네가 익히 알고 있듯이 세상은 제멋대로 굴러간다.
처음에 토마스 만은 스스로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병원에 가보니 심장박동이 비정상이라는 것 외에 다른 문제가 없다고 한다.
토마스 만은 자신이 왜 그랬는지 이유를 깨달아갔다.
가지런한 세계는 사랑에 빠져 무너졌던 것.
그리하여 백여 년 전의 어느 위대한 작가가 그러했듯, 비밀을 키지고 침묵을 지킴으로써 그 은밀한 사랑을 지키는 것밖에 없었다.
하단에 각주를 보니 토마스 만은 베네치아 여행 중에 만난 한 청년에게 은밀한 사랑을 품었다고 한다. 그의 작품 <베테치아에서의 죽음>은 이 경험을 바탕으로 쓴 것이라고...
어찌나 내용에 몰입해서 봤던지~ 스토리가 넘 흥미로워서 단편 소설 한 편 읽은 것 같은 느낌의 "지키다" 였다.


'기적'을 이루는 두 글자 모두 사람을 품고 있다. 그러니 기적은 '상식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기이한 일' 이나 '신에 의하여 행해졌다고 믿어지는 불가사의한 현상'이 아니라, 사람이 일하고 사람이 걸어간 곳에서 태어나는, 지극히 인간적인 모양이고 형편일지도 모르겠다.
이를테면 하루가 저물고 또 하루가 오는 일, 하루를 살기 위해 네가 아침마다 눈을 뜨는 일, 때로 부주의하고 때로 불친절한 너를 견디고 사랑해 주는 사람을 만나는 일,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여 쓰러진 몸을 일으키고 무너진 마음을 다독이는 일이 모두 기적이다. 기억하지 않아도 볼보지 않아도 묵묵히 일어나는, 갸윽한 기적이다. p112

바 소(所)는 집을 뜻하는 호(戶)에 도끼(斤)로 찍은 곳이 더해진 것이다. 원래는 나무를 베는 소리를 나타내는 말이었지만 지역, 위치, 지위 등 장소나 자리를 의미하게 되었다.
원할 원(願)은 근원 원(原)과 머리 혈(頁)이 만나 만들어졌다.
본래 '큰 머리' 혹은 '머리가 커지다'는 뜻을 가지고 있었는데 '머리가 커지다'는 '아는 것이 많아지다'로, '아는 것이 많아지다'는 '바라는 것이 많아지다'로 확대되어 '원하다', '바라다'가 되었다. 머리는 생각의 근원이고 생각이 많아지면 바라는 것도 많아진다는 단순하면서도 심오한 결론이다. p159
학교 다닐때 시험 공부를 위해 낱말에 대해 생각해봤지, 커서는 낱말을 따로 놓고 볼 일이 없었는데 이렇게 뜻 설명을 보고 나니 그 낱말이 더욱 자세하게 다가온다. 너무 재밌다. 학교 다닐때도 이렇게 재밌었으면 공부가 재미있었을텐데 ㅋㅋㅋ
2장 사물의 노력에 담긴 이야기들도 어찌나 재미있던지~ 특히 피아노는 엄청 공감하면서 읽었다.
중간 중간 펼쳐서 마구 읽다가 혹시 놓치고 지나가는 파트가 있을까 싶어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는데~
다 읽고 나니 중간중간 펼쳐서 읽는 내용이 더 기억에 오래 남았다. 지금 글을 쓰면서 다시 한번 해당 파트를 읽었는데 주말에 읽을때랑은 또 달랐다.
처음 읽을 때보다 더욱 재밌었다. 달 위의 낱말들은 두번세번~ 계속 읽을수록 재미있는 에세이이다.
나는 아침 루틴에 한가지를 추가했다. <달 위의 낱말들> 책을 펼쳐 그 부분을 읽을 것.
오늘의 운세같은 느낌으로 말이다. >_<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