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와인드 디스톨로지 세트 박스 - 전4권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닐 셔스터먼 지음, 강동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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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주일 동안 손에 땀을 쥐며 읽었다.
1권 만으로도 충분히 완성도가 있었지만 2권부터는 1권의 이야기에 서사가 더해지면서 좀 더 스케일이 커지고 스펙터클한 영화를 한 편 본 것 같다. 헝거게임등의 영화를 재밌게 봤지만 이 작품은 그야말로 압도적으로 재밌다.

📕애크런의 무단이탈자 코너는 인간미 있는 리더의 모습으로 자리 잡아가는 와중에 그와 대립하는 인물들의 활약상도 이야기에 긴장감을 더해주며 스토리가 탄탄해지는데 큰 역할을 한다. 코너뿐 아니라 레브, 리사 등의 주연급 인물과 조연급 인물들의 서사가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면서 4권을 향해 달려간다.
언와인드라는 설정도 상당히 놀라웠는데 3권에서 등장하는 리와인드는 가히 충격적이고 경악스럽다. 99명의 신체를 조합해서 새로운 합성인간 (#리와인드)을 탄생시키는데 이것을 인간이라 할 수 있는지 이야기 속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개인적으로 4권이 제일 무서웠다. 언와인드 되기 직전 아이들의 심정이 상상만 해도 힘들다.

📕1권 말미에서 언와인드 연령을 17세 이하로 조정했는데 이것이 오히려 장기가 부족해지는 부작용을 초래하자, 하다 하다 이 인간들이 부모 동의 없이 언와인드를 가능하게 하는 법안도 통과시킨다. 3차까지 갱생의 기회를 주고 그 이후에도 문제적 행동을 하는 아이들은 부모가 동의하지 않아도 언와인드할 수 있는 법이다. 게다가 연령에 상관없이 범죄자들의 장기도 언와인드하는 법을 통과시키자며 투표 독려 광고를 내보낸다.
이 기가 막힌 언론의 선동질. 거기에 장단 맞추는 정치권들의 행동에 기암 했다.

📕불법 장기매매가 판을 치고, 기능이 떨어진 장기는 돈만 있으면 얼마든지 다른 사람의 더 좋은 기능의 것으로 대체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다.
생명의 소중함 따위는 개나 줘버리라는 듯 나(내 아이)만 아니면 된다. 내 아이가 부족하거나 성가시면 (특히 사춘기 반항아) 언와인드 시켜버리고, 돈이 궁하면 아이를 내다 판다.
낙태가 금지된 세상이라 아이는 낳지만 키우기 싫으면 다른 집 앞에 데려다 놓는다. 이런 아이들을 황새(가)배달(한 아이)라고 부르며 차별한다.

📕코너와 레브, 리사는 처음엔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쳤다. 그러나 점점 그들은 자신들을 일개 장기로 취급하고 생명을 하찮게 여기는 것에 대해 분노한다. 목숨을 내놓으면서까지 치열한 투쟁을 하는 아이들이 대견하면서도 너무 불쌍했다. 탐욕과 이기심에 눈먼 어른들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죽음의 문턱을 넘을 때마다 이게 현실이 아닌 것이 어찌나 다행인지.

💬근미래의 의학, 과학 수준이 이 이야기만큼만 발전한다면 인간의 수명 연장은 물론이고 불치병으로 고통받거나 장애를 입고 살아가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면은 있겠지만 인간의 존엄성과 윤리성이 사라진 세상에서라면 상상만으로도 무섭다.

💬소설에서 부모들이 아이를 언와인드 하려는 이유를 읽으면서 이런 쓰레기들에게는 아이를 주는데, 몇 년씩 온갖 애를 써도 임신이 어려워서 좌절하는 현실의 부부들 이야기가 떠오르며 세상이 너무 불공평한 거 아닌가 싶기도 했다.

💬작중 인물중에 제일 맘이 갔던 인물인 레브.
태어날 때부터 종교적으로 쇠뇌 당해서 언와인드가 결정된 시기에 이미 아이다운 면이 없었고, 그 이후로 줄곧 희생만 하는 캐릭터. 레브는 언와인드된 것도 서러운데 이후에 한 번 더 부모로부터 외면을 당한다. 아이는 아이다워야 하는데, (요즘 젊은 부모들은 아이들을 너무 존중해 주는 면이 없잖아 있어서 문제이긴 하지만) 아이는 죄가 없다. 결국 전부 어른들의 잘못이다. 소설에서도 아이들은 죄가 없다. 아이들뿐 아니라 누구나 자신의 인권이 있고 생명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 특히 부모라고 해서 아이들의 생명을 마음대로 하는 것은 죄악이다.

💬소설은 생각하게 한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의 존엄성이란 무엇인가. 자식의 생명은 부모의 것인가. 결국 돈이면 다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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