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의 피
나연만 지음 / 북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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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회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최우수상 수상작

💬이 책은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도 몇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 코끝에 비릿한 피냄새와 돼지 축사의 분뇨냄새가 맴도는 것 같은 착각이 들게한다.
배경이 돼지를 키우는 농장이고, 반려동물장례식(화장터)장 이다보니 주인공들의 어두운 심리와 살의가 같이 버무려져 그로데스크한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점령하고 있다.

📕엄마를 죽인 죄로 12년 형을 산 안치호가 출소하는날 새벽.  준우는 돼지농장에서 자랐으면서도 그동안 한 번도 꾸지 않던 돼지꿈을 꾼다. 죽은 아버지가 돼지의 사체를 묻는 꿈. 꿈에서 아버지는 말했다. 죽어야 끝난다.

교도소로 향한 준우는 먼저 도착한 누나 준서가 안치호와 대치하고 있는 모습을 먼 발치에서 보게된다. 누나는 경찰이 되었고 출소한 안치호에게 죽은 듯이 살라고 일갈한다.

📕안치호가 고작 12년이라는 짧은 형을 받은 것에 분노하던
준우는 준비 끝에 그를 습격하지만 오히려 반격을 당하고 기절한다. 깨어나 보니 안치호는 발목이 절단된 채 죽어있고, 자신은 설정한 적 없는 휴대폰 알람이 울린다. '잡혀 들어가기 싫으면 시체 치우기'
정신 차릴 틈도 없이 시체를 자신이 운영하는 반려동물 장례식장에서 소각하지만 누가 안치호를 죽였는지, 자신은 왜 살려줬는지 불안하다.

📕그즈음 아라뱃길 아라하교에선 토막난 시신이 다섯 구나 발견된다. 이를 이용하여 준우는 안치호의 절단된 발목을 아라뱃길에 유기한다.
아라뱃길 연쇄살인은 북인천 형사과 팀장 박한서의 주도하에 수사를 벌이지만 범인의 행적은 오리무중이다. 박한서는 안치호가 구속되고 준우의 집에 찾아온 적이 있다. 준서는 그에게 경찰이 되려면 어떻게 하냐고 물었었다.

안치호 사건의 용의자 중 한명으로 준우를 찾아온 박한서는 형식적인 탐문수사를 하지만 그가 던진 몇 마디에서 준우는 안치호를 죽인 사람이 박한서가 아닐까 의심하는데...

📕1부와 2부에선 안치호를 죽인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해하다가 3부에선 휘몰아치는 전개에 가슴이 두근두근하다. 인간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악랄할까 싶을 만큼 잔인하고 역한 장면과 마주할 때는 찝찝한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숨 막히는 긴장감을 책을 내려놓을 수 없었다. 이놈이 범인이구나 싶다가 갑자기 치고 들어오는 트릭에 앞장으로 다시 돌아가길 여러 번...게다가 뒤통수를 후려치듯 다가오는 놀라운 과거의 진실!
스릴러를 아주 많이 읽었다고 자부하는데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고 나서도 헷갈렸다. 그래서 안치호를 누가 죽였다고?? ㅋ
다 읽자마자 다시 읽어야 하나 싶은 스릴러는 처음인 듯.

💬준우와 준서의 복수가 해피엔딩으로 끝나고 나서야 아버지가 꿈에서 말했던 '죽어야 끝난다'라는 말을 이해했다.  그런데 그 말조차도 이 책에선 복선이지 않았나 싶다. 누가 죽어야 끝난다는 말인지~ 돼지 농장을 하며 수도 없이 많은 돼지 사체를 묻어야만 했던 아버지. 아버지를 곁에서 도왔던 준우는 죽은 생명을 묻고 태우는 데  아무런 감정의 동요가 없다. 안치호를 태울 때도 전혀 망설이는 기색이 없었다. 생명을 죽이고, 묻고 태우는 것이 대를 이어온 업의 멍에라면 이 업도 준우가 죽어야만 끝나는 건가.

다시 한번 느끼지만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읽어야 할 책이 늘어나고, 읽을수록 글 잘쓰는 작가들을 더 많이 발견하게 되니 뫼비우스의 띠처럼 영원히 반복될 듯.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를 통해 도서를 지원 받았습니다.
@vook_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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