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 가장 고립된 나라에서 내가 배운 것
레아 이피 지음, 오숙은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배경은 1980년대 후반~ 1997년 후반이다. 이 시대의 알바니아는 그들의 말처럼 전화기였다. 유럽의 북한이라고 불릴 만큼 폐쇄적인 사회주의 독재체제가 무너지고 다당제 국가(자본주의)를 선언한 대혼란기에 청소년기를 보낸 레아이피의 성장기나 마찬가지인 이 책은 사실은 처음에 의도했던 주제가 아니었다고 한다.

✔️저자는 자유주의와 사회주의를 정반대 개념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그 두 전통에서 서로 겹치는 자유의 관념에 관한 책을 쓰려고 했다. 그러나 책을 쓰는 동안 관념들이 살아나 피와 살을 가진 사람이 되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아마 책을 읽지 않았다면 이 말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엄마 아빠의 전혀 다른 정치적 성향과 성격으로 적잖이 혼란을 겪을 법한 성장환경이었지만 늘 니니(할머니)의 지지와 중재로 토론하며 자라온 저자는 그 혼란기 속에서 친구를 잃고, 학교를 못 가고 감금 아닌 감금 생활을 하면서 잠깐 동안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시기를 겪으면서 자유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고 의문을 품는다.

📗저자는 지금까지 물질적으로 풍요롭지 못하고 이웃 나라와 단절 속에서 살아왔어도 그 범위 안에서는 어떤 결정이든 자유롭게 할 수 있는데, 시위대는 왜 자유를 외칠까 의문이었지만 시간이 흐르고 바뀌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사회주의에서 말하는 자유와 그들이 요구하는 자유가 다를 수 있겠다는 것을 어렴풋이 이해하기 시작한다.

📗1997년 3월부터 격변하는 정세 속에 엄마는 동생과 이탈리아로 떠나고, 알바니아에 남은 아빠와 할머니와 저자는 이산가족이 되었다.
졸업 시험을 치른 그녀는 아빠와 할머니의 반대를 무릅쓰고 철학을 공부하기 위해 이탈리아로 떠난다. 마르크스와는 거리를 두겠다는 약속을 하며 겨우 허락받은 그녀는 현재 런던정치경제대학교에서 마르크스 철학을 가르치고 있다. 전환기를 온몸으로 겪으며 살아낸 저자가 말하는 자유는 그 누구의 것보다 치열하고 현실적이며 진정한 자유는 대가가 따른다는 것, 그리고 도덕적 책임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녀의 친척들은 마르크스 철학을 공부하는 저자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그 많은 희생을 초래한 공모자를 보기라도 하는 듯한 그들의 시선에 답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하는데 부디 대답이 되었기를.

💬공기처럼 당연한, 평소엔 전혀 생각하지 않는 자유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더불어 알바니아와는 결이 다르지만 우리 역사에서도 있었던 전환기에서 자유를 지켜낸 수많은 희생자들의 고마움을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를 통해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openbooks2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