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년 전 교통사고로 척수손상을 입어 전신마비가 된 아빠(프레디)랑 살고 있는 피오나. 엄마인 릴리언은 10년 전에 갑작스런 뇌출혈로 쓰러졌고 아빠에겐 절대 알리지 말라며 비밀을 말하고 죽었다. 그 비밀이란 피오나가 아빠의 친딸이 아니라는.... 피오나는 10년 넘게 그 비밀을 지켜오고 있던 차에 생물학적 아버지(안톤)의 죽음을 알리는 전화 한 통을 받으며 소설이 시작된다. 안톤은 이탈리아의 마우리치오 와이너리를 소유한 재력가였으며 피오나에게 1억유로에 상당하는 와이너리를 남겼다. 30년 전 엄마와 아빠는 왜 이탈리아로 갔으며 그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고 왜 안톤은 그 많은 재산을 자신에게 남겼는지 알게 되는 과정을 그린 소설은 평생을 서로를 그리워하면서도 서로를 위해 희생한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를 마치 독자들이 그곳에 있는 듯 생생하게 아름다운 풍경에 녹여냈다. 피오나는 복잡한 가족사와 부모의 과거를 알게되는 과정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게되고 한층 성숙해가는 모습을 보인다. 유산 분배나 아빠(프레디)에 대해 그녀가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나는 무조건 피오나편~~이라고 생각하며 읽었는데 역시 마지막엔 피오나 다운 결정을 내린다. 이 소설의 좋은 점은 내놓고 악역이 없다는 것. 물론 안톤에게 두 명의 자식이 있었고 그들과의 재산 다툼이 약간은 있지만 1억 유로의 재산을 나누는데 마냥 조용할 수많은 없지 않나. 전작만큼이나 우아하고 부드러운 문체로 그려낸 한 편의 아름다운 러브스토리 (물론 불륜을 미화한 것에 대해 약간의 거부감은 들지라도 ) 였다.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순간 다시 한번 보게 된 표지는 와이너리를 소유한 재산가이면서 화가였던 안톤이 그렸다면 이렇게 그렸겠구나 싶었고 스토리와 무척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저자의 작품 두 권을 읽은 지금 느낌으로는 미국 상류층의 잘 배운 가정을 우아하고 부드러운 문체로 그려내는 것이 저자의 장점으로 내 머릿속에 남을 것 같다. 다음 작품은 어떤 이야기로 만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