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마구 길벗어린이 옛이야기 13
오호선 글, 이수진 그림 / 길벗어린이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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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과 멧돼지를 섞어놓은 듯한 무서운 모습을 가진 조마구 이야기입니다. 아주 작은 것을 보고 '조막만하다' 라는 말을 썼었는데, 주먹보다 작은 물건을 '조막' 이라 하고 북한에서는 '조마구' 라고 한답니다. 그런데 이 조막만한 조마구가 어떻게 커다란 괴물이 된걸까요?

가마솥에 밥을 해놓고 오누이를 기다리던 어머니는 몰래 밥을 퍼먹는 조마구를 부지깽이로 마구 후려쳤습니다. 조마구는 맞을수록 몸집이 점점 커지더니 괴물이 되어 어머니를 죽였어요. 집으로 돌아온 오누이는 바늘과 갈퀴의 도움을 받아 조마구를 잡으러 갑니다. 오누이가 찾은 조마구의 파란 기와집 곳간에는 온갖 보물과 곡식들이 넘쳐났습니다.

조마구가 나타나자 오누이는 선반 위에 숨었습니다. 조마구가 "밥을 해서 냠냠할까? 떡을 해서 짭짭할까? 죽을 해서 호로록할까?" 하고 속삭이자 오누이는 차례로 "밥을 해서 냠냠하지." "떡을 해서 짭짭하지." "죽을 해서 호로록하지." 속삭입니다. 조마구가 주걱, 칼, 국자를 찾아다니는 동안 오누이는 밥, 떡, 죽을 다 먹어버립니다. 조마구가 지쳐서 벌렁 드러눕자 바늘은 조마구를 마구 찌릅니다. 오누이는 조마구를 가마솥에 들어가게 해서 아궁이에 불을 피워 조마구를 물리치는데 성공합니다.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니 '꽁지닷발 주둥이닷발' 이야기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조마구는 처음에 작았는데 몸집이 커지는걸 보고 원래 자기 모습을 숨기고 밥을 훔쳐먹으러 온 것 같다고 합니다. 괴물처럼 나오는 '조마구' 이야기가 훨씬 재밌다고 하네요. 어른들이 보기에 조금 잔인한 것 같아 들려주기 꺼려하는 옛이야기들도 아이들은 그저 재미나게 이야기 자체를 즐깁니다. 아이들에게는 원래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하는 특성이 잠재되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의 옛이야기에는 부모가 누군가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형제나 오누이가 그 대상과 맞서거나 꾀를 내어 물리치는 것들이 많습니다. 뒷편에 실린 기획자의 이야기를 보면 이러한 옛이야기 속에는 아이들이 성장해가면서 대소변을 가리고 식탐을 조절하듯 욕구를 스스로 조절해가는 성장의 모습을 드러낸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오누이가 조마구를 물리치는 장면에 더 흥미로워하고 재밌어하나 봅니다.

아이들과 함께 길벗어린이를 통해 새로운 옛이야기를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아주 쏠쏠합니다. ^^

 

<책놀이>

조마구의 모습이 실제로 보면 무섭고 겁나겠지만 그림책 이야기로 만나니 재밌기도 합니다.

그래서 조마구 모습을 하나 골라서 그림으로 표현해보기 했어요. 까만 바탕에 털이 복슬복슬하니 스크래치 종이에 그려보기로 했지요.

아들과 둘이서 조마구의 모습을 표현해봤습니다. 색색이 화려하긴 하지만 우리의 조마구도 아주 쪼금 귀엽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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