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부리 영감과 도깨비 길벗어린이 옛이야기 10
오호선 글, 윤미숙 그림 / 길벗어린이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혹부리영감 이야기는 어려서부터 많이 들어왔던 것입니다. 이야기마다 조금씩 다른 부분이 있지만 마음씨 착한 혹부리영감과 욕심 많은 혹부리 영감이 대비되어 나오고, 숲 속 도깨비들이 등장합니다. 아이들이 도깨비 이야기를 엄청 좋아해서 여러 이야기를 지어서 들려주기도 하고, 혹부리영감 이야기나 도깨비 방망이 이야기를 많이 읽어주곤 했습니다.

이번에 만난 <혹부리영감과 도깨비>는 읽어주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나도 모르게 어깨춤이 들썩이며 흥이 나게 합니다. 그래서 혼자 읽었을때와 누군가 들려주었을때의 느낌이 전혀 다릅니다. 책을 읽고나면 우리도 모르게 홍홍양양~ 하면서 어깨춤을 추게 되지요.

나무를 하다가 날이 저물어 숲 속 고목나무 구멍에 들어가 잠을 자던 혹부리 할아버지는 홍홍양양~ 노래를 부르는 도깨비들을 보게 됩니다. 빨강, 노랑, 분홍, 초록, 파랑, 보라..무지개색을 연상시키는 여러 색을 가진 도깨비들은 두 뿔과 뾰족한 이빨이 약간 무섭기도 하지만 몸을 흔들며 춤을 추는 모습은 귀엽기도 합니다.

도깨비들의 노랫소리에 흥이 난 혹부리 영감은 호오오옹 호오오옹 야아아앙 야아아앙~ 노래를 부릅니다. 다함께 어우러져 노래에 맞춰 춤을 추니 보는 사람도 즐겁습니다. 도깨비들도 무지 신이 났겠지요. 혹부리영감 덕분에 흥겨웠다며 선물로 디룽대던 혹을 똑 떼어주고 갑니다.

이웃집에 살던 혹부리영감도 곧바로 고목나무로 달려간건 당연한 일이겠지요. 혹을 뗀 혹부리영감은 도깨비들의 노래에 흥이 겨워 자기도 모르게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었다면, 이 혹부리 영감은 혹을 뗄 목적으로 그저 양양양양~ 소리만 질렀습니다. 도깨비들도 따라하다가 박자가 안맞으니 서로 부딪치고 자빠지고 소란스러워졌을 뿐이지요.

흥이 나기는 커녕 춤도 노래도 엉망이 되었으니 도깨비들은 그에 대한 선물로 오른뺨에 혹을 하나 더 만들어주고 갑니다. 혹떼러 갔다가 혹을 하나 더 달고 온 혹부리영감, 이미 혹을 떼려는 욕심으로 간것이기에 그 욕심이 화를 자초한 것이 되었네요.

우리가 흔히 들어온 혹부리영감은 착한 사람은 복을 받고, 악한 사람은 벌을 받는다는 우리나라 옛이야기의 권선징악이 드러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보는 사람에게 그것을 드러내놓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옛이야기에서 나타나는 교훈적인 점보다는 옛이야기의 맛인 재미가 먼저 와닿습니다. 이 책을 함께 읽는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홍홍양양~ 하며 도깨비들과 함께 어깨를 들썩들썩하며 춤을 추고싶게 만들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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