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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절미 시집가는 날 ㅣ 우리 그림책 13
김아인 글.그림 / 국민서관 / 2013년 12월
평점 :
인절미가 시집을 간다구요? 누구네 잔칫날일까요? 제목만으로도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해지는 그림책을 만났습니다.
사람들이 잔칫날에 인절미를 만들면서 예쁘게 만들어진 인절미를 시집보낸다는 이야기일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주인할머니가 나간 사이 부엌살림들이 다함께 인절미를 만들어 시집까지 보내는 이야기였어요.
절구, 베보자기, 채반, 주걱과 숟가락, 맷돌과 키, 체, 가마솥까지...할머니가 없는 사이 재미난 놀이를 찾던 부엌살림들은 흰콩과 붉은 팥, 찹쌀을 발견하고 떡을 만들기로 해요. 각자 맡은 일들을 해내면서 찰밥을 완성하고, 떡판 위에 올려 떡메가 으랏차차 치고 또 치지요.
쿵덕 쿵더쿵~ 다함께 하니 흥이 절로 납니다.
드디어 조그만 찰떡이 톡 튀어나오자 부엌살림들은 한눈에 반해 버렸대요. 찰떡에게 알록달록 비단옷도 선물하고, 콩고물 팥고물로 화장도 해주자 어여쁜 인절미 색시가 되었네요. 꽃가마에 태우고 보니 인절미 색시에 어울리는 총각이 없어요. 감자신랑은 너무 뚱뚱하고 오이신랑은 너무 길쭉하고..드디어 딱 어울리는 총각을 찾았는데 그건 바로 총각무였지요.
이제 총각무를 멋진 새신랑으로 꾸며줄 차례에요. 갖은 양념을 한 고춧물에 풍덩 들어갔다온 총각무는 인절미 색시를 보고 얼굴까지 빨개졌어요.
신랑 신부 맞절! 모두들 얼쑤~ 신이 났어요. 그때 끼이익~~ 할머니가 오시는 소리에 모두들 우당탕탕 정신이 없네요. 인절미색시와 총각무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가지런한 접시 위에 나란히 앉아있는 인절미와 총각무, 할머니는 이들을 발견했을까요? 이들을 발견한 할머니는 어떤 표정을 지었을까요? 상상은 읽는 사람의 몫으로~~ ㅎㅎ
참 재미난 발상이 가져온 이야기다 생각했는데 바로 한국 전래 동요인 <떡노래>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야기였네요. 오랫동안 전해내려오는 우리의 노래 한가락으로 이렇게 재미난 이야기까지 만들어내다니, 게다가 시집보내기 위해 총각무까지 등장시켰으니 더 흥미진진하고 재밌어졌어요.
요즘 아이들은 떡보다는 다른 음식들을 더 좋아하지만 인절미가 시집가는 이야기를 보거나 노래를 부르며 인절미가 먹고싶어질지도 모르겠어요. 인절미가 어떤 떡일까 궁금하기도 하고, 그림책에서처럼 총각무와 짝지어 시집보내고 싶어질것도 같구요.
우리의 이야기를 이렇게 맛깔스럽고 재미나게 펼쳐진 그림책을 보며 우리 전통의 멋과 재미를 아이들도 조금이라도 느껴갔으면 좋겠네요. 앞으로 인절미를 먹을때는 꼭 총각무가 짝꿍처럼 생각날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