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밀화로 보는 호랑나비 한살이 권혁도 세밀화 그림책 시리즈 2
권혁도 글 그림 / 길벗어린이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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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할머니댁에는 계절마다 꽃이 가득합니다. 겨울의 추위를 이겨내고 따사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제일 먼저 고개를 쏙 내밀고 나온 수선화부터 매화꽃과 선당화도 피었습니다. 박태기나무에도 꽃이 다닥다닥 피어나기 시작하고, 철쭉들도 꽃봉우리를 맺기 시작했어요.

꽃을 좋아하는 어머님 덕분에 변화하는 계절마다 가지각색의 꽃들을 볼 수 있지요. 더불어 꽃을 찾아오는 벌과 나비들을 관찰하는 것도 아이들과 꽃밭을 둘러보는 재미 중의 하나랍니다. 겨우내 보이지 않던 벌들이 꽃냄새를 맡았는지 어느새 매화꽃나무에 찾아와 윙윙거리고 있어요. 이 꽃 저 꽃으로 옮겨다니며 꿀을 모으는 모습을 따라가느라 우리 눈이 참 바쁘기도 하지요.

강렬한 붉은색을 뽐내는 철쭉이 곧 피어나면 호랑나비도 찾아올거에요. 커다란 날개를 파닥이며 꽃에 날아든 호랑나비를 발견하면 우리는 숨죽이고 조심조심 가까이 다가가봅니다. 하지만 호랑나비도 벌처럼 한 꽃에 오래 머물지 않아요. 나비를 잡지 않고 자세히 들여다보기란 여간 쉽지 않은 일이지요. 우리는 마당가에서 놀다가 언젠가 다시 호랑나비가 날아오기를 기다리기도 한답니다. 그렇게 우리의 눈으로 직접 호랑나비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으로 만족해야해요.

 

나비는 알-애벌레-번데기-성충의 단계를 거치는 완전탈바꿈을 한다고 배웠습니다. 아이들과 꽃과 곤충에 관심을 갖고 관찰하게 되면서 나비의 종류에 따라 알이나 애벌레, 번데기의 모습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하지만 쉽게 구별하기는 쉽지 않았지요.

그래서 세밀화 그림으로 곤충의 한살이를 보여주시는 권혁도 선생님의 그림책을 만나면 답답했던 속을 뚫어주는 느낌이에요. <세밀화로 보는 호랑나비 한살이> 또한 호랑나비가 알에서 깨어나 성충이 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큰아이(유민이)는 4학년 교과서에 실린 책이라며 더 반가워하며 호랑나비의 한살이를  함께 보았습니다.

이 책은 일반적인 자연관찰책과는 다릅니다. 사진이 아니라 세밀화로 그렸기에 사진에서 놓칠 수 있는 부분까지 세세하고 정확하게 나타나 있어요. 그래서 그림책을 넘기다보면 호랑나비를 다룬 다큐멘터리 한 편을 보는 듯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지요. 그리고 작가가 호랑나비 알을 채취해 직접 키우면서 자라는 과정을 모두 지켜보며 쓴 관찰일기까지 함께 볼 수 있답니다. 글과 그림, 사진까지 모두 실어주었네요.

집에서 키우는게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작가님의 관찰일기를 보며 우리도 알을 채취해 호랑나비가 자라는 과정을 직접 관찰해보고싶은 소망이 간절해집니다. 직접 관찰하면서 주의해야 할 점이나 궁금한 점들까지 하나하나 기록해주고 있어서 알만 발견한다면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아요. 호랑나비는 산초나무나 탱자나무를 좋아해 그곳에 알을 낳는다하니 아이들과 할머니댁에 가면 아랫집으로 내려가는 골목길에 있는 탱자나무 잎사귀를 열심히 들여다봐야겠습니다. 우리에게도 호랑나비를 키울 수 있는 행운이 오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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