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게야 어디 가니?
안은영 지음 / 길벗어린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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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호주의 크리스마스섬에 사는 홍게에 관한 이야기를 보았습니다. 크리스마스섬에 살고 있어서인지 빨강색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홍게..그런데 바다나 갯벌이 아닌 산에 살고 있다는게 참으로 신기했어요.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이 홍게들이 산란시기가 되면 아주 먼 바다가 있는 곳으로 대이동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산을 내려와 마을로 들어서고 차들이 다니는 도로를 건너 바다로 바다로~~

암컷과 수컷 모두 바다 근처까지 이동해 교미를 하고 수컷은 다시 산으로 돌아갑니다. 암컷은 알을 품고 다시 바다로 간 후 알을 낳고, 다시 산으로 되돌아옵니다. 이 기간이 한달정도가 걸린다고 해요. 새끼 홍게들은 바다에서 태어나 지내다가 어느 정도 지나면 엄마아빠가 있는 산을 찾아옵니다. 이렇게 1년의 생활이 되풀이되는 것이지요.

산에 사는 홍게의 모습도 매력적이지만, 새빨간 홍게들이 떼로 몰려 이동하는 모습은 정말 하나의 장관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섬은 홍게가 이동하는 철이 되면 길가며 도로며 곳곳에서 홍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홍게들이 도로가로 내려오지 못하게 방어막을 쳐주기도 했지만 그 방어막을 뚫고 나와 도로를 지나는 차에 깔려 죽은 홍게들도 정말 많습니다.  그래서 크리스마스섬에서는 홍게가 지나는 길목은 한동안 차량통제를 하고 홍게들을 보호하기 위해 조금 불편하더라도 차들이 되돌아서 간다고 합니다.

섬에 있는 어느 초등학교의 모습도 보여주었는데요. 학교 곳곳에 홍게들이 가득합니다. 학생들은 그저 자연의 일부로 홍게들을 똑같이 여겨주고 있습니다. 스쿨버스가 오는 시간에는 자원봉사 학생들이 홍게들을 빗자루로 쓸어 안전한 곳으로 치워주느라 눈코뜰새없이 바쁩니다. 매년 홍게보호 포스터를 그려 표지판과 차량스티커를 만들어 붙이는 일도 합니다.

이러한 모든 것들이 홍게 보호를 위한 섬사람들의 배려라는게 정말 가슴깊이 다가오면서 자연은 인간의 것만이 아닌 모든 생명체가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는 것이라는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아이들과 함께 보았다면 좋았을걸~ 하고 아쉬워했는데 홍게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으로 만나보게 되었습니다.

책을 보면서 얼마나 반갑던지요. 내가 보았던 홍게 이야기가 맞는 것 같은데, 도둑게라고도 하는 모양입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마구 먹어서 도둑게라는 이름도 붙었나봐요. ㅎㅎ

도마뱀이 꼬리를 잘라내고 도망가는 것처럼 도둑게도 집게발을 뗀채 도망갑니다. 새롭게 발이 생겨나는 것도 신기하네요.

산에서 살다가 바다로 가서 알을 낳고 다시 산으로 돌아오는 도둑게..언젠가 우리도 산에서 홍게를 만나볼 수 있을까요?

크리스마스섬의 홍게 대이동의 모습이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있기에 아이들에게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주며 너무나 반갑고 재미나게 보았던 그림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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