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의 재판 옛이야기 그림책 까치호랑이 21
홍성찬 글.그림 / 보림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을 보기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아이들에게 글만 읽어주었는데 이제는 엄마인 내가 더 그림속으로 빠져들게 되었다. 작가가 공들여 만든 그림책 속에는 다양한 그림세계들이 가득하다. 그림을 잘 그리는 편은 아니지만 나도 그림을 조금 더 공부했으면 이런 그림책을 만들어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가끔은 따라그려보기도 한다.

이번에 만나게 된 그림책 또한 하나하나의 장면장면 그림들을 오래도록 보게 되는 그림책이었다. 어디서 많이 본듯 익숙한 그림? 바로 '땅 속 나라 도둑괴물'에 그림을 그린 홍성찬 작가님의 그림이었다. 연세가 많으신걸로 아는데 아직까지도 이렇게 그림을 그리시는걸까? 그 열정이 정말 대단하시다.

여든이 넘는 연세에 시력이 완전치 않으신데도 2년이 가까운 시간동안 작업하신 그림책이라니...그 정성과 노력만으로도 이미 이 그림책에 담긴 의미를 충분히 느끼고도 남음직하다.

 

초등학교 3학년인 우리 딸의 국어 읽기 교과서에 '토끼의 재판' 이야기가 실렸다. 우리가 어렸을때 봤던 책도 마찬가지겠지만, 지금의 교과서에도 토끼의 재판은 세가지만 나와 있다. 그래서 그런줄로만 알고 있다가 처음 책이 왔던 날, 둘째아이가 읽어주라 하여 처음으로 같이 읽어보게 되었다. 그런데 세가지가 아니라 아홉가지나 된다. 줄이지도 않고 하나하나 모두 재판을 하게 되니 그림책으로는 이야기가 엄청 길다는 느낌까지 왔다.

목이 아픈것도 잠시..마지막 토끼의 멋진 재판으로 호랑이는 다시 허방다리로 빠지고 나그네는 목숨을 건지게 되었으니 그 통쾌함이 짜릿하기까지 하다. ㅎㅎ

작가는 짧게 몇가지 재판만 써도 될 것을 이렇게 길게 9가지나 되는 재판을 다 이야기로 다루었을까? 끝까지 읽어보고 그림으로 다시 보고 나니 이제 알 것 같다. 불과 서너번의 판단으로 공정한 재판을 했을수는 없다는 것! 모두들 자기의 입장에서 판정을 내리다보니 나그네는 호랑이에게 잡아먹힐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힘이 세다는 이유로, 권력을 가졌다는 이유로, 처음에는 좋은 말과 행동으로 치장했다가 다시 그 힘을 과시하려는 호랑이, 또는 그와 같은 사람들... 우리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토끼처럼 현명한 지혜를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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