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처럼 자아를 확장하는 법
임근준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요즘 책은 같은 판형에 비슷한 두께라도 예전보다 더 가볍다. 우연히 내가 최근에 본 책들만 그런 건지, 아니면 종이가 바뀌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좋다. 한 손으로 들고 오래 읽어도 손목에 부담이 없으니까.


제목은 참 길고 거창하기도 한 이 책은 무게만큼이나 내용이 가볍다. 저자는 유명한 예술가(사실 이 예술가들을 선정한 기준이 뭔지 궁금했다. 비꼬자는 게 아니라 내가 예술가를 잘 몰라서 그렇다. 책에 있는 예술가 중에 아는 사람은 백남준, 앤디 워홀 정도였다.)들의 에고트립(Ego-trip : 제멋대로 구는 것)을 모아서 13가지로 분류해 보여준다.


다 읽고 솔직히 실망했다. 책의 뒷장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이 책은 빈약한 자아를 소유한 젊은이들에겐 자아 확장의 다양한 방도를 제시함으로써, 선량한 인간의 삶이냐 극악한 이무기의 삶이냐, 하는 흑백의 선택을 강요하는 책이다.”

글쎄. 적어도 내가 생각하는 자아는 남이 제시하는 방법을 따라한다고 확장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것도 이렇게 깊이 없이 단순히 괴상한 짓을 한 예술가들의 행적을 서술했을 뿐인 졸저는 자아확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책에 어떤 철학이나 사유도 없고 그냥 나열일 뿐이었다. “예술”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왔으면 적어도 저자 자신의 의도를 명확히 담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건 자료조사만 하면 쓸 수 있는 책, 그 정도다.

사진은 재밌는 게 많았다. 하지만 가볍다. 너무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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