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스크로 가는 기차 (양장)
프리츠 오르트만 지음, 안병률 옮김, 최규석 그림 / 북인더갭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이 원한 것이 곧 그의 운명이고. 운명은 곧,

그 사람이 원한 것이랍니다. 당신은 곰스크로 가는 걸 포기했고,

여기 이 작은 마을에 눌러앉아 부인과 아이와 정원이 딸린 조그만 집을 얻었어요.

그것이 당신이 원한 것이지요.

당신이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면, 기차가 이곳에서 정차했던

바로 그때 당신은 내리지도 않았을 것이고 기차를

놓치지도 않았을 거예요.

그 모든 순간마다 당신은 당신의 운명을 선택한 것이지요."

 

"그건 나쁜 삶이 아닙니다."

"의미없는 삶이 아니에요. 당신은 아직 그걸 몰라요. 당신은 이것이

당신의 운명이라는 생각에 맞서 들고 일어나죠. 나도 오랫동안

그렇게 반항했어요. 하지만 이제 알지요.

내가 원한 삶을 살았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을 깨달은 이후에는

만족하게 되었어요."

 

 

푹푹 찌는 폭염에 정말 간절히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다고 몸부림치며 손에 든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난 지금, 내가 선택한 그 순간의 내 삶에 정말 만족했다.

나 역시 이 남편처럼 내가 이루지 못하고 얻지 못한것에 수많은 핑계와 이유를 만들어놓고

스스로를 위안했다. 그것이 얼마나 비겁하고 나약한 것인지. 내 유일한 삶의

기차트랙위에서 스스로 내려와 놓고 기차티켓이 비싸다고, 승무원이

제대로 케어해주지 않는다고 불평했다. 내 뜻과 어긋나기만 하는

삶의 순간순간이 버겁고 아프기만 했다. 하지만 그 순간을 외면한것도

정말 하고싶은 것 대신 세상에 순응한것도 나였다. 오롯이

나의 결정이었다. 결국 그렇게 흘러온 나의 삶..

그렇게 나쁜 삶이 아니었다고, 의미없는 시간들이 아니라고

위로해주고 있다.애써 외면하려했던 그 시간들 역시 내게 속한

나의 삶이었다. 8편의 철학 우화같은 단편이 이 폭염속에서

짜릿한 청량감으로 인생을 사랑하게 만들어준다. 역시 여름 휴가는 책과

아이스커피와 선풍기 바람이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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