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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 신해철 - 신해철 유고집
신해철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2월
평점 :
아직도 잊지 못한다. 중학교 3학년 매해를 마감하는 의미로 지켜보던 대학가요제
그땐 그것을 봐야 됐었다. 마지막 참가자로 올라선 밴드'무한궤도'
밴드 음악이야 내 취향이 아니고~ 무시할 무렵 첫 사운드로 울려퍼지는 강렬한
기타음..그리고 그 뒤 뿜어져나온 신디사이저와 드럼의 환타스틱한 울림.
마지막으로 보컬을 목소리가 흘러나오며 '우와' 감탄사를 터뜨렸던 그해 겨울.
신해철은 그렇게 우리에게, 나에게 왔다.
엄청난 음치임에도 그의 노래를 따라부르며 친구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주던 그때.
난 그의 음악속에서 많은 위로를 받았다. 그가 읊조린 미래의 내모습에서 비록 희망을
찾진 못했지만 그렇게 스스로를 뒤돌아보며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구나 느끼며 성장했다.
성인되어서는 가끔 그의 쾌변독설에 역시 신해철 죽지않았구나, 가끔씩 동조하며 잊고
지내다가 그와 내가 한 대통령을 지지하는 모습에, 그 대통령의 서러운 마침표에 함께 울고
있음에 고마웠었다.
2014년은 참 많은 이들을 떠나 보냈다.
0416 세월호의 작은 영혼들부터, 우리시대 키팅 로빈 윌리엄스의 죽음, 직설 역사학자
남경태 선생의 죽음, 그리고 마왕 신해철(개인적으로는 남편이 엄마를 잃고 고아가 됐다)
2014년은 이렇듯 나에게 상실의 해였다.
그들의 1주기를 맞이하며 한 번씩 마음살을 앓고 힘들었다. 봄에도 여름에도 가을에도..
마왕의 1주기는 방송에서도 그의 노래를 헌정하듯 틀어주면서 그 목소리가 들릴때마다 눈시울이
붉어지며 목이 아파왔다. 너무 이른, 너무 허무한 그의 죽음..
이 책을 읽으며 라디오에서 그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착각을 몇 번이나 경험했다. 그의 솔직한
돌직구와 뚜렷한 논조, 세상을 향해 빅엿을 아낌없이 날릴 수 있는 그가, 이 가을, 국정화 늪에
빠진 이 순간 너무도 그립다. 그의 목소리가 귀에 울린다. '정신차려 이것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