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집이니까요.

서영의 두 번째 이메일은 이렇게 시작됐다.

이름은 우리의 정체성이랄지 존재감이 거주하는 집이라고 생각해요. 여기는 뭐든지 너무 빨리 잊고, 저는 이름 하나라도 제대로 기억하는 것이 사라진 세계에 대한 예의라고 믿습니다.

p17

그러나 죄를 모른다는 건, 그 순진함 때문에 언제라도 더 큰 악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p49

"있잖아요, 왜, 사진의 접힌 부분 같은 거, 펴 본 뒤에야 전체 숏의 중요한 일부였다는 걸 알게 되는……. 내일 만남이 그런 과정일 수도 있을 거예요."
p144

이제 내게 추연희라는 이름은 복희 식당에서 노동하던 노년의 여성만을 지칭하지 않았다. 상실하면서도 꿈을 꾸던, 상처받았으면서도 그 상처가 다른 이의 삶에서 되풀이되지 않도록애를 썼던, 너무도 구체적인 한 인간이었다. 추연희, 1948년생,
백복희의 두 번째 엄마…….
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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