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맛보고 있는 건 우럭, 그러나 그것은 비단 우럭의 맛이
아닙니다. 혀끝에 감도는 건 우주의 맛이기도 해요.
....
우리가 먹는 우럭도, 우리 자신도 모두 우주의 일부잖아요.
그러니까 우주가 우주를 맛보는 과정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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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이라도 내게 사과를 해줬으면 좋겠어. 그때 내 마음을
짖밟은 것에 대해서. 나를 이런 형태로 낳아놓고, 이런 방식으로
길러놓고, 그런 나를 밀아내고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곳에,
무지의 세계에 놔두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서, 제발 사과를
해줬으면 좋겠어.
그게 엄마의 본심이 아니었다는 것도, 누구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지만, 알지만, 나는 엄마를, 당신을,
-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것 같아.
- 뭘?
- 정말 미안한데, 아마도 영영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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