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인류학 강의 - 사피엔스의 숲을 거닐다
박한선 지음 / 해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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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공부와 명상 등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나름 '나 자신을 알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요즈음,

'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시 내가 속한 '집단(인류)'에 대한

이해가 불가피하다는 생각에

집어들게 된 책 <진화인류학 강의>.


저자인 박한선 교수님(서울대 인류학과)은

진화인류학자이자 신경정신과 전문의라 하여

특이한 이력이라 생각했는데,

약력을 읽어보니 의대를 졸업한 후

석사과정에서 분자생물학을 전공하고

서울대 인류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한다.

6년째 서울대의 인기 교양 강의

‘진화와 인간 사회’를 강의하고 있다.



이 책은 진화인류학을 처음 접한 사람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방대한 내용을 평이하게 기술한 개론서다.

저자는 주요 독자층은 대학교 신입생이지만,

고등학생도 무리 없이 읽을 수 있도록 기술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세 유럽의 세계관과 다윈의 등장 등

진화인류학의 기본 개념을 설명한 1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 호모 사피엔스로 이어지는

인류의 진화사를 담은 2부,

큰 뇌가 불러온 인간의 변화 등

진화 과정에서 변화한 인간의 몸에 대해 다룬 3부까지는

페이지가 빨리 넘어가지 않았다.

마치 학창시절로 돌아간 기분으로

책에 나온 여러 개념과 가설들을

암기해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을 느꼈던 것 같다.

사실 이 책에서는 4부가 가장 재미있다.

사랑과 결혼, 가족과 문화,

도덕과 종교 등

인간의 마음과 사회, 문화의 발전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범죄의 존재 이유'를

진화적 관점에서

설명한 부분이 흥미로웠다.

도덕과 윤리가 진화했는데

왜 여전히 범죄는 발생하는 것일까?

왜 사이코패스는 존재하는 것일까?



진화적 관점에서 사이코패스의 존재는

'매와 비둘기 게임'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

공격적 전략을 쓰는 매가

비공격적 전략을 쓰는 비둘기를 만나면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매가 매를 만나면 서로 피해가 클 것이고,

따라서 너무 많은 매가 있다면

많은 매가 죽게 되겠지만,

적당한 수의 매가 있다면

비둘기를 공격하면서

더 큰 이익을 얻게 된다는 것.

따라서 비둘기가 많은 사회,

즉 착한 사람이 많은 세상에서는

항상 일정한 비율의 사이코패스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결국 인간은 자신의

생존과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해 왔고,

사이코패스나 사기꾼도

결국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남을 이용하는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어떤 사람들은

매가 되고, 어떤 사람들은

비둘기가 되는 것인지

아직도 알쏭달쏭하다.

진화의 관점으로 우리의 마음과 사회를 분석하는

4부와 같은 내용을 좀더 알고 싶다면

작년에 출판된 박한선 교수님의 저서

<인간의 자리>를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저자는 '진화인류학에 대해

'몇백만 년에서 몇십억 년에 이르는 광대한 시간 속에서,

우리 인간의 몸과 마음이 어떻게 지금의 모습으로

발전해 왔는지를 탐구하는 학문'이라고 하면서

그 의의를 다음과 같이 기술한다.

"무지는 편견을, 편견은 혐오를, 혐오는 증오를 낳습니다. 과학적 증거에 기반한 진화인류학은 인간의 어두운 본성, 즉 나와 다른 사람을 동떨어진 존재로 폄하하고 사람의 우열을 나누고 싶어하는 본성을 깨트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과학에 입각한 진화인류학은 우리의 눈을 열어주고 인간과 세계에 관한 참신한 시각을 가지게끔 도와줄 것입니다."

타인을 좀더 이해하고,

'우리'를 좀더 이해하고,

'우리' 속에 있는 '나'를 좀더 이해하기 위해

<진화인류학>을 공부하자.

이러한 이해들이 쌓여

개인도, 사회도 좀더 행복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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