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트렌드 모니터 - 대중을 읽고 기획하는 힘
최인수 외 지음 / 시크릿하우스 / 2023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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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를 보자마자 가운데에 박혀 있는 '2024'라는 숫자에 압도되는 느낌을 받았다.

벌써 한 해가 다 지나가고 있구나. 2023년을 잘 마감하고 2024년을 잘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할 시기가 되었구나 싶었다.

이번에 읽은 리서치 업체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트렌드 모니터>는 한 해를 정리하고, 내년을 준비하는 데 있어 좋은 동반자가 되어줄 책이다. 요즘 사회 분위기는 어떻고,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고, 내년에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다양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심도 있는 분석이 눈길을 끈다.



이 책은 사회(어른의 부재 시대), (개인과 조직이 살아남는 법), 생활(시성비, 시간이 곧 돈이다), 문화(빨리 감기와 영트로 문화)의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마다 '트렌드 뾰족하게 멀리보기'를 통해 여러 해외 트렌드를 소개하고 있다(스레드와 같은 새로운 SNS의 등장이나 중국의 '전업자녀'(세상에 ㅠ)등 흥미로운 사례가 많았다)

이 책에서 제시한 내년의 핵심 키워드는 '피드백 부재가 낳은 고립된 개인'으로 지금 한국 사회에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피드백’을 보여줄 수 있는 ‘어른’이 부재하고, 상식에 어긋나는 의사결정을 할 때 옆에서 내 행동을 말려줄 수 있는 ‘친구’가 부재하며, 일의 의미를 부여해 줄 ‘직장동료’들이 부재한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피드백 부재로 인해 고립된 개인이 탄생했고, 상대적으로 개인의 가치관 및 취향이 더 중요해졌다고 분석한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지금 사회는 어떻게 돌아가고 있고 어떠한 것이 유행하고 있는지 궁금한 마음에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이럴 수가. 잊고 있었던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나 자신도 이 시대, 이 사회를 살아가는 사회의 일원이었다는 사실이었다. 연신 아...나도 이런데. 다른 사람들도 이런다고?라고 생각하며 읽었다.

특히 이 책에서 또 다른 키워드로 제시한 '시(時)성비(시간 대비 성능)’ 와 관련된 내용이 크게 와닿았다. OTT 콘텐츠의 풍요 속에서 빨리 감기로 시청하는 소비자들의 모습은 책을 잔뜩 쌓아놓고 급하게 읽는 내 모습과 겹쳐졌다. 어린 시절에는 날이 어두워지면 그야말로 시간은 많은데 할 일은 별로 없어 방 안에 있던 책들을 읽고 또 읽었다. 그러다 보니 모든 책의 내용을 거의 외우고 있을 정도였다. 그런데, 지금은 읽을 책은 넘쳐나는데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한 권의 책을 다시 읽고 생각하고 곱씹고 싶어도 전자책을 포함하여 주변에 넘쳐나는 책을 외면할 수가 없다(빨리 또 다른 책을 읽고 싶다!) 그러다 보니 항상 좋은 책의 내용도 휘발되어버리기 일쑤고, 항상 부족함과 일종의 죄책감까지 느끼면서도 또 빠르게 책을 읽어제끼곤 한다.



그리고, 보다 많은 콘텐츠를 보고자 하는 사람들은 결국 30분짜리 '긴 동영상'은 잘 보지 않으면서 1분 이하의 짧은 동영상을 하루 평균 '30분' 이상 시청하곤 한다는 것(숏클립 영상).

한정된 시간에 보다 많은 콘텐츠를 소비하고자 하는 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공통적 습성인 것 같다. 풍요를 누리기 위해 일 분, 일 초도 허투루 쓰지 않으려는 몸부림이 여유를 앗아가고 우리의 마음을 더 빈곤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지 조금 씁쓸해지기도 한다.

내년의 트렌드를 미리 접해보고자 읽기 시작한 책이지만,

때로는 깊이 공감하고, 때로는 '이런 것도 있었어?'하면서 읽기도 했던 즐거운 독서 체험이었다.

(트렌드 책인 만큼 디자인도 트렌디해 시각적 즐거움도 있었다)

(이 책은 어느덧 90세를 바라보고 계시지만, 세상 돌아가는 데 대한 호기심을 놓지 않으신 아빠에게 드릴 생각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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