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아 키우기
최임경 지음 / 경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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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차이를 둘러싼 관용과 불관용의 시험대이며, 차이를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 강조될 수 있는 가장 원초적이고 시급한 장소이다.

부모가 됨으로써 졸지에 생소한 이방인과 영속적인 관계를 맺게 되고, 그 이방인의 이질적인 부분이 크면 클수록 부정하려는 우리의 기색도 더욱 두드러진다.

부모가 되는 문제의 현실은 자식이 소위 별종으로 태어났음에도 용감하게 대응한 부모들을 떠나서 생각할 수 없다. - 앤드루 솔로몬 <부모와 다른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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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아 키우기」는 "원칙과 사회적 규범, 남의 시선을 중요시"하던 저자가 ADHD인 아들을 키우며 사랑하고, 인내하며 함께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은 글이다. 아들의 힘겨운 초등학교 생활과 직장인 엄마의 분투, 정신과 상담 및 치료 등 저자의 생생한 경험이 그대로 녹아 있다.


저자의 아들 '영훈이'는 ADHD 중에도 좀 증상이 심한 편이라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낮과 밤이 바뀌어 고생을 했는데, 특히 초등학교 입학 후 주의력 결핍이나 불안 증세 등이 심해져 학교에서 심지어 교사에게 정서적 학대를 당하기도 하고, 학원에서 쫒겨나기도 한다.


사실 ADHD라고 하면 우리는 그냥 주의력 결핍 정도로 생각하기 쉬운데, 그 뿐 아니라 불안, 분노, 남을 신뢰하지 못하는 태도,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만 집착하는 태도, 같은 상황에서도 남과는 다른 반응을 보이는 등 여러 가지 증상이 있고, 또 사람에 따라 그 종류와 정도도 다른 듯하다.


저자의 말대로 "유별난" 자녀를 둔 부모는 "부모와 다른 아이"와 지내야 하는 어려움 외에도 주변의 시선과 편견, 아이에 대한 미안함과 자신에 대한 책망 등으로 쉽게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어려움을 겪게 된다.


사실 나 자신도 그렇게 평범하다고 할 수 없는 아들을 키우는 입장에서, 자식과 마주할 때만큼 내 자신이 무력한 적이 없었다. 항상 내 일은 내가 알아서 잘 처리한다고 생각해 왔고, 사회에서 나와 맞지 않거나 때로는 무례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그저 표면적인 관계를 맺거나 피하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자식은 그럴 수가 없다. 자식은 온전히 내 "선택"이고 따라서 내가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자식이 나를 선택해서 태어난 것이 아니다. 내가 선택해서 자식을 낳은 것이다. 자식이 올바르게 자라 사회에서 한몫을 할 수 있도록 키워내는 것이 부모의 책임일진대, 너무 당연해 보이는 이 일이 전혀 쉽지가 않다. 그래서 한없는 무력감을 느낀다.


이 무력감을 이겨내고 최선을 다해 우리의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우리에게는 힘이 필요하다.


저자는 "밖에서 화살을 받고 오는 아들을 사랑의 갑옷으로 감싸줬다. 밖에서 화살 맞을 때 덜 아프도록(305쪽)"이라고 한다.


가슴이 뭉클해졌다. 결국 사랑이다. 나도 충분히 힘들지만, 아이는 더 힘들 수 있다는 생각. 그리고 그 아이를 품어줄 수 있는 사람은 나라는 생각.


ADHD 아이는 두뇌 중 전두엽 발달이 늦다고 했는데, 늦다는 것이지 발달을 안 한다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인 발달 정도보다 늦어서 사회적으로 문제가 생기고 이로 인해 소아 우울증, 자신감 저하, 사회성 부족 등 여러 파생적 문제를 갖게 된다. 파생적 문제를 덜 갖게 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고 사랑이다. 그래서 ADHD 아이의 부모는 힘을 내야 한다. 강해야 한다. (129쪽)

이 책은 ADHD 자녀를 둔 부모 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특히 학교 선생님들, 꼭 읽으셨으면 좋겠다)


ADHD인 자녀를 둔 부모들은 필요한 정보(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에 대한 소개나 어려운 상황에 대한 대처)를 얻을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우리의 이웃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어서는 안 되고,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타인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 우리의 좁은 틀과 편견 어린 시선을 조금이나마 극복할 수 있도록 자신의 경험을 나누어준 저자에게 감사한다.


* 출판사에서 책을 읽고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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