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우리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면 - 뇌를 스캔하는 신경과학의 현재와 미래
존-딜런 헤인즈.마티아스 에콜트 지음, 배명자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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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머릿속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썸타는 상대, 왠지 모르게 나를 갈구는 직장 상사, 당최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사춘기 자녀 등등등. 대체 무슨 생각들인지 머릿속을 들여다보고 싶어진다.

반대로 드라마나 노래 가사에도 자주 등장하는..."내 마음을 꺼내서 보여주고 싶다."는 말. 사랑하는 사람에게, 또는 내 말을 이해해주지 않는 상대에게, 나를 믿어주지 않는 상대에게, 나의 마음을 열어서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절대로 들키고 싶지 않은, 들켜서는 안 되는 생각도 있게 마련이다.



독일의 심리학자이자 신경과학자인 존-딜런 헤인즈와 소설가이자 과학저널리스트인 마티아스 에콜트는 「과학이 우리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면」에서 "인간의 생각을 읽는다"는, 이른바 "브레인 리딩"이라는 솔깃하면서도 섬뜩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저자들은 뇌 활성을 통해 생각, 기억, 감정, 제품 선호도, 정치적 견해 등을 알아낼 가능성이 상당히 높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브레인 리딩의 결과는 매우 제한적인 수준이라 지적한다. 따라서 과도한 기대를 조장하는 언론매체들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생각 읽기"를 위한 과학자들의 다양한 시도와 실험을 소개함으로써 현 시점의 기술이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하고 있는지 짚어보고 있다.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 과연 이 기술이 실제로 필요한 것인지, 우리는 이 기술을 통해 무엇을 얻게 될 것인지, 타인의 생각(지금까지는 '비밀의 방'이었던)에 침투함으로써 어떠한 윤리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19장 생각만으로 저지른 범죄도 처벌 가능할까?」이다. 여기에서는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아내의 불륜을 알게 된 남편이 아내 살해 직전에 체포되는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브레인 리딩으로 남편의 생각을 읽었을 때 과연 어떤 시점부터 남편에 대한 처벌이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사실 뼛속까지 문과에 과알못인 나에게 이 책은 단번에 읽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인간의 뇌(육체)와 정신(영혼)은 분리된 것이라는 일반적 상식은 사실일까? 인간의 꿈을 뇌 활성을 통해 읽어낼 수 있을까? 생각만으로 저지른 범죄도 처벌 가능할까?와 같은 흥미진진한 질문과 그 답변을 따라 한땀 한땀 읽어가는 과정에서 지금껏 알지 못했던 뇌과학의 새로운 세계를 접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다.

"사람의 생각을 읽는다"는 어려운 목표 하에 발생할 수 있는 수많은 질문들과 과제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해가고자 하는 과학자들의 분투, 흥미로운 실험의 궤적들을 따라가다 보면 지금까지 활성화되지 않았던 뇌의 어느 부분이 "반짝" 활성화될지도 모른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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