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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불제 민주주의 - 유시민의 헌법 에세이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09년 3월
평점 :
내가 처음으로 유시민이라는 이름을 안 것은 1985년 '서울대프락치 사건'의 재판 과정에서 그가 쓴 '유시민의 항소이유서'라는 문건을 통해서다. 우린 그때 이 항소이유서를 남 몰래 돌려보면 토론을 했다. 그 후 사반세기가 지난 오늘 우리는 또 다시 그 시대의 검은 그림자가 일렁이는 것을 목도하고 불안해 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이 때 유시민을 다시 읽는다는 것은 불행이요, 또 한 다행한 일이다. 아직도 우리는 민주주의 위해 더많은 투쟁과 피를 받쳐야한다는 사실, 이 책 '후불제 민주주의' 따르면 '우리는 앞으로도 긴 세월에 걸쳐'후불제 민주주의'의 비용을 정산해야 할 것'이 그 불행이요. 25년 전 그 엄혹한 시대에 우리는 김남주, 이영희, 김지하을 읽고, 한완상의 "민중과 지식인' 읽으면 숨을 쉴 수 있었고 미래의 희망을 이야기 했다. 이들은 그시대 목숨을 건 실천적 지식인이였다. 다시 어둠의 그림자가 내리고 있는 오늘 우리는 진중권, 그리고... 그리많치않다. 우리에게는 실천적 지식인 절실하다. 이 때 유시민 그가 "후불제 민주주의'로 우리에게 실천적 지식인에는 한참 못 미치긴 하지만 지식인의 모습을 하고 고개를 다시 들려고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는 것이 다행한 일이다.
이 책 '후불제 민주주의'에서는 한국현대사의 최근 25년과 유시민의 삶의 소회을 함께 읽을 수 있으며, 민주 시민으로서 가진는 기본적인 권리와 의무가 우리 헌법 속에 어떻게 녹아 있는지를 그의 해박한 지식과 촌철살인의 문장으로 접할 수 있다. 이 책은 민주주의란 무엇이고 민주적 시민의식이란 무엇인지 눈뜨기 시작한 이들이 읽었으면 한다.
유시민! 그는 현실 정치인으로 그리고 지난 정부의 관료로 지난 10여 년을 살아왔다. 그런 그가 '지식 소매상으로 우리 곁으로 돌아 왔다. 우리는 그가 '지식 소매상이 아니라 지식인으로 돌아 오기를 희망한다.
내가 처음 읽은 '유시민의 항소이유서'에는 이런 구절이있다. '이 항소는 다만 도덕적으로 보다 향상된 사회를 갈망하는 진보적 인간으로서의 의무를 다하려는 노력의 소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