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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바람났다 - 엄마는 어떻게 삶의 주인이 되는가
박정진 지음 / 미다스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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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blog.naver.com/mikaelhelen/222890337222

블로그 이웃이자 토지 필사를 함께 하고 있는 지인이 책을 냈다. 책 제목 '엄마가 바람났다'에서 뭔가 강한 바램이 느껴진다.^^;;

토요일 독서모임 번개에서 지금 각자가 읽고 있는 책을 소개하기로 했다. 나는 방금 택배로 도착한 이 책을 들고 갔고 아직 읽지는 않았지만 블로그를 통해 내가 알고 있는 분이라면 내 삶의 주인은 바로 나라는 각성의 과정을 글로 쓰시지 않았을까.하고 짐작한다고 말씀 드렸다.

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길. 주말이라 탄천에 사람들이 무지하게 많았는데 나는 용감하게도?^^;; 한 시간 거리를 책을 읽으며 왔다. 아이들을 낳고 키우는 과정과 자신의 삶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보는 시간들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도무지 책에서 손을 놓을 수가 없었다.

와 닿는 문장들과 내용들이 무척 많았지만 5년 후의 모습이 지금 읽고 있는 책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결정된다는 찰스 존스의 말에서 읽기를 멈추게 했다. 나는? 지금? 무엇을? 누구를? ^^;;

그리고 나에게 필요한 책은 가장 많이 생각하게 하는 책이라는 마크 트웨인의 말. 고전 독서모임에서 마담 보바리와 고리오영감을 읽는데 왜 이렇게 걸려 넘어지는 문장들이 많은지 또 이해되지 않는 것들이 많은지. 그래서 사실 읽으면서도 속도가 나지 않아 짜증이 좀 났었다. 요즘 출간되는 그저 눈만 갖다대면 술술 읽혀지는 책들과 고전은 왜 어떻게 다른지. 생각해 보게 했다. ^^;;

또 필사는 텍스트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가능하게 하며 특히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는 단어와 문장의 자연스러운 어울림을 즐기고 익힐 수 있는 책. 이라는 정의가 참으로 훅~ 와 닿았다. 지난 주 비폭력대화 연습모임 시간에 우리가 느끼는 느낌에 이름을 붙여주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라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더랬는데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내가 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 아무런 정의 없이 그냥 하는 것과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 본능적으로 ?^^;; 딱!! 느낄 수가 있었다. ㅎ

매일 기도와 필사를 하고 책을 읽지만 내가 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 그것이 빠져있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저 스스로 만족하고 좋다에 그치고 있었는데 그것 이상을 실현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엄마가 바람났다'를 읽고 나니 알 것 같다.

꾸준한 필사와 좋은 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선한 영향력을 끼쳐 주시는 제이진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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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저너리 2022-10-10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오밥님 덕분에 토지필사모임에 생기가 가득합니다. 그 누구보다 내 삶의 주인으로 살고 계신 바오밥님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존재의 의미는 믿음이 아닌 사실로서, 우리가 살아갈 이유_ 목숨을 내주어도 아깝지 않을 소중한것이나 소중한 사람이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합니다. 바오밥님 처럼요♡
 
위태한 유산 - 8명의 가족이 다 때려치우고 미국 횡단 여행을 떠난 이유
제준.제해득 지음 / 안타레스(책인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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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명의 가족이 다 때려치우고 미국 횡단 여행을 다녀왔단다. 그리고 그 이야기로 책을 냈는데 서평단을 모집한단다. 너무 궁금했다. 40일을 여행하는 동안 어떤 일들이 일어났고 또 여행을 마치고 그들에게 남은 것은 무엇일지.

​책이 도착하자 마자 바로 펼쳐서 읽었다. 그리고는 한 번도 쉬지 않고 단숨에 다 읽어 버렸다. 그만큼 가독성이 있고 술술 잘 읽혀지는 책이었다. 17살 아들과 아빠가 번갈아 가면서 글을 썼는데, 그 글들에 색깔이 달라 여행에 대한 아들과 아빠의 온도차를 느낄 수 있다는게 또다른 재미이기도 했다.

중간중간 볼 수 있는 사진은 광활하고 장엄한 풍경사진 보다는 여행 중 가족들의 일상 모습들이 대부분이었다. 이것이 책을 읽을 때 약간 의아하다고 생각했던 점이었는데 북토크를 하면서 알게 되었다. 이 책을 만들게 된 의도가 세월이 많이 흐른 후에 가족들이 이 책을 봤을 때 이 여행을 잘 기억하고 떠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나중에 가족들이 이 책을 펼쳤을 때 흡사 가족앨범을 펼치는 것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겠구나 싶었다. 미국서부의 풍경이나 뉴욕, 워싱턴의 명물들은 맘만 먹으면 인터넷 어디든지 있을 테니까말이다.
그 다음으로 눈길을 끌었던 건 소제목이었다. 글도 글이지만 정성과 고민의 흔적이 많이 엿보이는 소 제목들이었다. 뭣보다 글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게 했고 재미있었다.

-시련이 익숙해지면 생기는 것들

-행복을 모르는 사람에게 배우는 행복해지는 방법

-아들에게만 말해주는 비밀: 사라지지 않고 살아남는 법

-시차와 인생의 공통점 : 1+1=0

​여덟명의 가족들이 1여년의 시간을 준비해서 여행을 다녀왔다. 그 과정에서 크고 작은 충돌과 예상치 못한 사건사고들을 만났지만 어떻게든 그것들을 극복하고 여행을 마쳤다. 그리고 서로에 대해 이전보다 더 깊은 이해를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여행이라는 기회를 통해서 우리는 가족의 사랑을 서로 느낄 수 있었다. 이 과정은 각자의 마음을 풍요롭게 만들었을 것이다. 앞으로 이것으로 인생을 더 참되게 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이들은 이것을 '위태한 유산'이라고 부르지만, 이것은 내가 가장 가치있게 생각하는 '위대한 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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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우지 않아도 삶에 스며드는 축복
정애리 지음 / 놀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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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우지 않아도 삶에 스며드는 축복은 겨울 맨 마지막날 찬바람을 뼛속까지 쐬고서 지금은 인생의 늦가을 어디 쯤을 살고 있는 듯한 정애리씨가 쓴 시와 에세이를 묶어 만든 책이다.

연기자라고만 생각했고, 그 중에서도 씩씩하고 당찬 역할을 많이 해서 내면에 이런 아픔과 다정함이 있을거라고는 생각지를 못했다. 사람은 역시 드러난 모습을 보고서 판단할 수는 없는 건가보다.

​눈사람을 보면서 이제는 울라프가 생각난다는 시.

영화 겨울왕국을 만나기 전에는 그냥 모자쓰고 수염 단 눈사람만 떠올랐는데 이제는 그대신 울라프가 생각난단다. 무엇을 경험하고 누구를 만나느냐가 그 사람의 세상이라고 정래리는 말한다. 그 순간 지금 나는 누구를 만나고 또 누구에게 어떤 세상이 되어주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멋진 풍경처럼 보이는 그 누구라도
가까이 당겨보면
살아내느라 애쓰고 있겠지요.

그대의 살아내는 오늘도
멀리서 보면 풍경입니다."

정애리의 글을 어느것 하나 특별하지 않다.

그냥 일상 속에서 문득문득 발견되는 아.하. 같은 것들이다. 하지만 그냥 지나쳐지지 않고 발길을 잡아끄는 뭔가가 있다.아마도 너무 잘 알고 익숙한 것들이어서 더 그런가보다.

"모호한 경계가 편한 듯하지만

선명한 경계가 안전할 때도 많습니다."

이런 말도 어느날 툭. 하고 나를 건드릴 수 있는 말이다.

정애리님의 글을 보면서 나도 내 일상과 삶을 기록해 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다. 내 삶에 얼마나 많은 축복들이 스며들어 있었는지 내가 느낄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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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상담 넷 활동을 하는 선생님께서 책을 내셨다고 하길래 어떤 내용일까 궁금한 마음에 서평단에 참여하게 되었다. 평소 글쓰기를 즐겨 하시더니 책은 막힘없이 술술 읽혔다. 학교폭력에 관한 정보는 이것 이상 더 궁금한 것이 있을까? 싶을 만큼 알차게 담겨있었다. 그야말로 똑 부러지는 선생님을 그대로 닮은 책이 만들어졌구나 싶었다.

지금은 고3인 큰아이가 1학년 때 5월쯤이었을 것이다. 친하게 지냈던 친구가 반 친구들을 학폭으로 신고를 하는 바람에 우리 아이도 참고인으로 불려간 일이 있었다. 가해자나 피해자는 아니었지만 중간에 끼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난처한 상황이었다. 결국 신고는 취소되었고 신고했던 아이는 전학을 그 가면서 사건은 마무리가 되었다. 하지만 그 일로 우리 아이는 충격을 많이 받은 듯했다.

그때 나도 어디 물어볼 곳이 없어 정승훈 선생님께 전화를 해서 도움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선생님 이야기를 들으니 안심이 되었지만 내 아이 일이고 학교생활에 영향이 미칠 것을 아니까 신경이 많이 쓰였었다. 학교 선생님께는 어디까지 말해야 될지도 잘 모르겠고 그렇다고 아이 친구들이나 부모님들과 이야기를 하자니 일이 더 커질 것 같아서 조심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우리 아이들 초등학교 시절만 해도 학폭이라고 하면 낯설고 경험하기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요즘엔 주변에서 심심찮게 들려오는 걸 보면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아이가 가해자나 피해자기 되는 일이 아주 먼 나라 이야기는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럴 때 엄마인 나는 무얼 하고 또 무얼 하지 말아야 하는지 알아 두는 일은 언제 있을지 모를 화재를 대비해서 소화기를 마련해 두는 일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본문 내용 중에 선생님께서 상담한 내용 중에 학폭에 연루된 딸을 둔 엄마와 통화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딸이 학교를 가고 싶다는 게 중요해요. 그리고 뭘 하든 나아지지 않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교사가 뭔가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면서 딸은 어른에 대한 신뢰, 학교에 대한 신뢰를 가지게 돼요. 그리고 딸에게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물론 학폭은 일어나지 말아야 하고 경험하지 않을 수 있다면야 더 바랄 것 없이 좋겠지만 이미 일어난 일이라면 어떻게 해서든 그 과정 속에서 덜 상처받고 이후에도 트라우마로 남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사람은 부모일 것이다. 당황하지 않고 지혜롭게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승훈 선생님은 이렇게 말한다.

"부모의 마음이 건강해야 아이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객관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아이의 문제에 나를 투영하는 순간 일은 더 복잡해집니다." 덧붙여 "평소에 아이를 세심히 관찰하면서 대화를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들은 부모와의 대화를 통해 어른에 대한 신뢰를 쌓고, 이해심을 넓히고 공감력을 키우면서 관계 맺기 기술을 익힙니다. 문제 상황에 대처하는 힘도 강해지고, 혼자 해결하지 못하는 일이 생기면 부모와 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할 줄도 알게 됩니다. 아이가 도와 달라고 하면 그때 적극적으로 도와주면 됩니다."

지난 간 일이기는 하지만 큰아이가 그 일을 겪었을 때 부모로서 나는 정말 당황했고 또 혼란스러워했다. 아이에게 어떻게 조언을 해 주어야 할지 몰랐을뿐더러 아이를 다독이고 위로하는 것도 서툴렀던 기억이 난다. 학폭에 관련된 정보를 좀 더 많이 알고 있었더라면 보다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다.

마지막으로 승훈 선생님 아들의 훈훈한 이야기를 보면서 학폭의 경험보다는 그것을 풀어 나가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또 뭔가를 배울 수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고 고된 경험일지라도 아이들에게 정서적 지지 기반이 탄탄하다면 우리 아이들이 이겨내지 못할 고난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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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독토사 모임에서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를 통해 슈테판 츠바이크를 만났다. 내가 잘 모르는 '칼뱅'이라는 인물을 또 다른 낯선 사람 츠바이크의 시선으로 보게 되었는데 책을 읽고 맨 처음 든 생각은 당황스러움이었다.

책세상에서 서평단을 모집한다고 했다. 얼마전 알게 된, 나에겐 신선한 인물, 츠바이크가 쓴  내가 늘 궁금해 했던, 프로이트에 관한 이야기.. 호기심에 신청을 했고 우연히 당첨이 되어 책을 받았다.

'프로이트를 위하여'를 읽고 제일 처음 든 생각은 어.. 츠바이크 너무 멋진데~ 괜찮은데~ 였다. 그가 쓴 다른 전기작품을 다 읽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심리학 서적을 그다지 많이 읽은건 아니지만 이렇게 쉽게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과 무의식에 대한 설명을 한 책을 지금껏  읽어 본 적이 없었다.  이무석씨가 쓴 '정신분석에로의 초대'를 읽고 참 쉽고 재밌게 쓰셨다고 생각했었는데 츠바이크는 아예 프로이트가 되어서 프로이트의 마음과 생각으로 글을 썼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오래 고민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알 수 없을 것 같은 깊~~~이 있는 생각과 예시들을 보고 감동받았다.

무의식과 꿈의 해석 그리고 정신분석에 대해서....
'무의식은 침몰하지 않고 우리에게 말을 한다. 물론 의식의 언어와는 다른 기호와 상징들을 가지고 말을 한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무의식을 보기위해 꿈을 읽는다.  심리학은 심층으로 내려가야 한다. 그곳에서는 그의 본질이 신화가 되며 무의식적 형상들이 범람하고 있는 환경 속에서 내적 생활의 가장 참된 모습을 형성한다. 무의식라는 본질적인 층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심리기술, 목적을 향한 체계적 작업으로 땅 속 가장 깊은 곳까지 밀어 붙이는 지하공사 기술을 사용해야한다. 프로이트는 그런 방법을 발견하고 정신분석이라 이름 붙였다.'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부분은
'인간의 지성이 인간의 충동활동에 비해 무기력하다는 것은 얼마든지 강조되어도 좋고 그런 주장이 옳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 약점에는 특징이 있다. 지성의 목소리는 낮게 속삭이지만 자신의 말이 경청될 때까지 쉬지 않는다. 수없이 여러번 거듭 퇴짜를 맞지만 결국에는 성공한다. 이것은 인류의 미래를 낙관하게 해주는 몇 안되는 점들 가운데 하나이며 적지 않은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 지성이 우위를 차지하는 날은 확실히 멀리 있지만 그렇다고 닿을 수 없을 만큼 멀지는 않을 것이다.'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고 토론을 할 때 우리나라에 과연 정의라는 것이 있기는 한가? 라고 이야기 했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소리내어 외치고 있지 않은가.. 100만개의 촛불이 낮게 속삭이고 있지 않은가..수없이 퇴짜 맞고 쓰러지더라도 결국엔 정의가 이기리라는걸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최근 읽고 마음을 두었던 아툴 가완디의 '어떻게 죽을 것인가'와 결을 같이 하는 내용도 있어서 반가웠다. 사람의 질병이 그냥 단순히 밖으로 부터 인체로 들어온 어떤 요인들에 의해 발생하는 것일까? 그러니까 이제 질병은 더이상 인간 전체에 닥친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신체 기관들 중 하나에 닥친 문제가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인간에게 정신과 육체는 분리되어질 수 없는 것들이고 육체의 증상들은 정신으로부터 기인한다는 생각을 의사들은 더이상 하지 않게 되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암환자들은 모두 병상에 누워 증상에 따라 적절한 처치를 받게된다. 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으며 무엇이 원인이 되어 그 병에 걸리게 되었는지는 중요하지가 않다는 말이다.

자기 내면에서 한 번 인간을 이해한 사람은 모든 사람의 내면에서 인간을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아마도 츠바이크는 프로이트 만큼이나 인간에 대한 이해가 깊은 사람인 듯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사실 결과는 외면이 아니라 내면에서 나오는 법이다. 자연자체가 각 사람이 나면서부터 지니고 있는, 따라서 외부의 증상들만 검사하는 전문가보다 질병에 관해 더 많이 아는 내면의 의사라는 것이다. 낭만주의 의학을 통해 질병, 유기체, 치료의 문제가 처음으로 다시 통일체로 여겨졌다. 다시말해 과학적 의술에서는 환자가 대상으로 취급되는 반면 영적 치유는 환자에게 우선 그 자신이 영적으로 행위하기를 요구한다. 그 자신이 주체로서 치료의 담당자이자 실행자로서 질병에 맞서 할 수 있는 한 최대의 능동성을 펼쳐 보이라는 것이다.'

'엄밀한 학문은 수백년간 편파적으로 인간 육체의 질료와 형상을 밑바닥까지 파헤친 뒤 다시금 신체를 만든 정신에 관해 묻고 있는 것이다.'

라고 1930년에 쓴 츠바이크의 생각이 2016년을 살고 있는 내 가슴에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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