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끄러운 건 인간들뿐 - 어느 날 사물이 말했다
김민지 지음, 최진영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6월
평점 :
만물들과 이야기하는 사람이 지은 책이라고 했다.
사물에 대한 사유와 고찰에 관한 책들이 많고,
나는 그런 책 중의 대부분을 인상 깊게 읽고 오래 기억하고 싶어 한다.
같은 사물을 보더라도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나
더 깊은 통찰을 가진 사람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참 오해했다. ^^
이 책은 정말 사물과 이야기를 하는 책이었다.
실제 사물이 저자에게 말을 걸리는 없겠지만,
저자는 진심으로 그 사물이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었다.
요즘 말로 말하면 빙의했다고 해야 하나.^^
그 사물은 몇몇 가지로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김치, 라면, 수저부터 시작해서 나무와 꽃까지..
이 책의 작가님은 MBTI를 신봉하는 INFP라고 했다.
MBTI와 상관없이 사람은 모두 다르니까.
다른 사람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사물과 세상을 바라보는지
경쾌하게 웃으면서 읽기 시작했다.
사물과의 대화가 굉장히 기발했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내가 너의 입장이 되어 보지 못했네~ 하면서 말이다.
이야기가 거듭될수록 생각에 잠길만한 이야기들도 있었다.
가끔은 "아!!" 하고 비탄에 잠길만한 내용들도 있었다.
사물이 보는 인간은 정말 그러하겠구나.
나는 그런 인간 축에 끼고 싶지 않다.. 내지는 그런 인간이 되고 싶다 하는..
책 속의 사물들을 만나고 나니 진정 시끄러운 건 인간들뿐이었다.
이 책을 보는 즐거움이 하나 더 있다.
아기자기 귀여운 삽화였는데 그림작가님의 소개 또한 무척 인상 깊었다.
스스로를 <낙서가>라고 칭하며 '건강에 좋은 낙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하셨다.
그림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