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화감각 - 이상하고 가끔 아름다운 세계에 관하여
미시나 데루오키 지음, 이건우 옮김 / 푸른숲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잡화'라는 단어를 들으면 이런저런 재미있는 물건들이 떠오른다.

특별한 목적을 위해 태어난 물건들은 잡화라는 이름이 잘 붙지는 않는듯하다. ^^

나의 경우로 미루어보아 내가 생각하는 잡화의 정의란 이러하다.

처음엔 목적이 있었으나(목적 없이 만드는 물건은 없다고 생각함.)

이런저런 이유가 생겨서

없어도 별 상관은 없지만 있어도 좋은 그런 물건들에게 붙는 이름이 잡화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은 일본에서 잡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저자가 쓴 책이다.

사실 처음 책의 제목만 봤을 때에는

잡화에 대한 많은 내용들이 들어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사진과 곁들여서 말이다.

저자의 잡화점에 있는 여러 물건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내 생각과는 방향이 좀 다른 책이었다.

잡화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였다. (잡화점의 물건 이야기와 잡화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는 엄연히 매우 다른 주제다.)

잡화점을 운영하며 있었던 이야기나 가게에 손님이 없을 때의 기분이나

또 어떤 특정 잡화(예를 들면 어린 왕자 굿즈 같은..)와 관련된 저자의 생각이 담겨있는 책이다.

책을 읽으며 저자에게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았다.

같은 시대를 살아간다는 것은 국적이나 성별, 나이를 불문하고 공감대가 형성되는 부분이 있나 보다.

'잡화 감각'이라는 말이 참 재미있다.

서점에서는 책이지만 집에서 장식품으로도 쓰일 수 있다는 그 유연함이 아주 마음에 든다.

나의 잡화 감각은 어느 정도일지 궁금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허송세월 - 김훈 문장 엽서(부록)
김훈 지음 / 나남출판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훈 작가님과는 상관없는 단어인듯한 제목이다.

허송세월이라니 ㅜㅜ

보자마자 나는 내심 매우 찔렸다.

안 그래도 요즘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는 것만 같아서 심히 무력하고 자괴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주옥같은 작품들을 우리에게 선물해 주신 김훈 작가님 선생님.

나는 김훈 작가님이라고도 부르고 선생님이라고도 부른다.

가끔은 이렇게 작가님 선생님을 한 번에 말하기도 한다.

작가님은 나를 아실 리가 없겠지만, 이번 책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책으로 만나면 작가님과 나는 1:1의 만남을 가지게 되는 셈이니

과하게 넘쳐흐르는 나의 내적 친밀감을 자중할 도리가 없다.

이 책의 내용들 초반에는 작가님의 (비교적) 최신 근황들을 알 수 있었다.

잔잔하게 흘러가는 노년의 일상이 보여서

나의 마음도 잔잔하게 흘러갔다.

하지만 중반부 넘어가면서부터는 역시나

잘 벼른 칼날 같은 내용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잊지 말아야 할 것들.

지금 우리는 괜찮은가.. 하는 물음을 자꾸 던지게 된다.

사실 나는, 우리는.. 이 세상은 괜찮지 않다.

현재에 순응하지 말고,

역사를 되풀이하지 말고 현명하게 나아가길..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풍경이 있었다.

일산 호수공원 어느 벤치에 앉아계신 작가님이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고

자연을 관찰하며 해바라기하는 모습.

마치 펄 벅의 대지에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나이 든 왕릉이 마당의 어느 귀퉁이에 앉아

햇살을 받고 있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주변인의 부고를 자주 받고 있다는 작가님.

부디 오래오래 건강하셔서 좋은 이야기 많이 들려주셨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컬트의 모든 것 - 신비주의, 마법, 타로를 탐구하는 이들을 위한 시각 자료집
피터 포쇼 지음, 서경주 옮김 / 미술문화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컬트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현상들을 말한다.

나는 오컬트에 관한 대부분의 이야기들을 무척 좋아한다.

기묘하고 신묘하며 기괴한 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흥미를 자극한다.

이 책은 오컬트의 모든 것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오컬트의 알파와 오메가다.

시작과 끝을 모두 다 담고 있는 느낌이다.

(물론 우리 세상이 끝날 때까지 오컬트는 더욱 진화할 테니 완전한 끝은 아니겠다.)

오컬트의 시작은 언제였을까.

그 시작은 너무나 원초적이어서 책에서는 고대까지 올라간다고 쓰여있다.

지구상에 인간이 등장하고 그 인간들이 모여 살게 되면서부터 오컬트는 시작된 것이다!

마법사나 점성술사. 연금술사에 이어 점점 발전하게 된 오컬트는 현재 예술과 문화 등 우리 삶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책을 읽으며 많은 부분이 인상 깊었는데

특히 중세 기독교 문화와 프리메이슨에 관한 이야기들이 흥미로웠다.

연금술과 화학이 분리된 기점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지금도 꽤 유행하고 있는 타로에 관한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한순간에 만들어진 게 아닌 이 분야도 생활과 문화에 맞게 꾸준히 발전하는구나 하고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책 속에 그림들이 많아 보는 재미가 아주 쏠쏠했다.

그림 속에는 번호가 매겨져 번호마다 그림의 의미에 관한 설명들이 자세히 덧붙여져 있다.

막연히 그림만 보여줬다면 '신비로운 그림이군. 이건 무슨 뜻일까?' 하고 넘어갔을 텐데

설명이 덧붙여지니 그 시대의 사람들이 어떤 부분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어 좋았다.

이런 방대한 자료가 책으로 만들어지니 참으로 신기하다.

신비로운 오컬트의 세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 한 권은 소장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의 모든 연두 특서 청소년문학 38
민경혜 지음 / 특별한서재 / 202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특별한 서재라는 출판사에서 청소년 문학으로 출간된 38번째 책이다.

청소년들이 읽으면 좋을 이야기들인데

이 책은 자폐성 장애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 표지 띠지에 ['다르다'라는 이유로 미안해할 필요 없는 따뜻한 세상을 향한 이야기]라고 적혀 있는데

이 부분부터 굉장히 마음에 와닿았다.

책 속의 주인공 채아는 자폐성 장애를 가진 오빠가 있었다.

저자는 장애인 가족 속의 비장애 형제인 채아를 통해

자폐성 장애와 그 가족의 어려움을 풀어낸다.

오빠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채아는

오빠의 죽음이 사고였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그런 생각을 했기 때문이라는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채아는 소꿉친구 우빈과 형제처럼 지내는 사이다.

그런 우빈이 짝사랑하는 상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우빈의 첫사랑이 채아의 같은 반 학생인 연두라는 것을 알고 우빈에게 이 말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갈등한다.

연두는 자폐성 장애를 가진 학생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빈을 짝사랑하는 주희는 연두를 교묘히 괴롭히게 되고,

이 사이에 채아는 내적 갈등을 하게 된다.

대략의 스토리는 이러하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혹은 사회에 던지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지

책을 보면 명확하게 알게 된다.

나는 자폐성 장애를 가진 자녀를 양육하고 있다.


송하지 않아도 될 일들을 죄송해하고,

사회적 편견과 혐오의 시선을 견디며 살고 있다.

저자의 말처럼 다르다는 것이 미안해할 필요가 없는데,

우리는 아직 다른 것은 틀리고 이상하다고 여기는 세상에 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소중하다는 것을 일깨워 주신 작가님과

소중한 책을 세상에 내놓아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렇게 살다 죽는 게 인생은 아닐 거야
오건호 지음 / 나비소리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읽기 전,

제목이 무척 비장한 느낌이 들었다.

삶을 살아가며 누구나 한 번씩은(혹은 수 없이?) 생각하는 말이 아닐까 싶었다.

펜 드로잉 에세이라는 아주 간략한 정보만을 가진 채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읽으며 심각하고 심란한 이야기가 아니어서 너무나 좋았다.

내가 내 상황에 감정을 이입해서 그렇게 느낀 것일지도 모르겠다.

저자 오건호 작가님은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그러하듯 쳇바퀴 도는 일상을 살아가던 중

이렇게 살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엄습했던 것 같다.

포르투갈이 예술의 도시라는 친구의 말에

덜컥 포르투갈행 비행기표를 구매했다고 한다.

인생은 뭔가 덜컥~ 하고 전환점이 시작될 때가 있다.

그것이 긍정적인 것이어서, 저자가 하고 싶은 일이어서

읽으면서도 참 좋았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저자의 용기가 나에게도 전해지는 느낌이었다.

저자는 잔잔하게 자기 마음을 글로 표현하는 능력이 있었는데,

또 한 가지 능력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드로잉.

책 속에는 포르투갈의 어느 곳곳과 저자의 이야기가 펜 그림으로 남겨졌다.

사진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저자의 그림은

그곳의 풍경을 얼만큼 오래 보고 관찰해서 그렸을지,

이 그림을 그리며 어떤 생각을 했을지,

저자의 시각으로 그림을 한참 바라보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찰나의 순간을 찍는 사진과는 참으로 다른 여행기였다.

모처럼 사람 냄새나는 따스한 여행기를 읽었다.

나도 인생의 면면에서 용기를 내 보아야겠다.

각자 처한 환경은 다르지만 그 안에서 용기를 내는 작은 점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천상 작가의 길을 걸어야 할 것만 같은

(그것이 글이든 그림이든.)

오건호 작가님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