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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다라 명상 & 타로카드
최지훤 외 지음 / 하움출판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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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다라 느낌이 좋아서 오래전에 컬러링 북을 구매했었는데, 만다라 무늬가 얼마나 신비한지 영감도 떠오르고 마음이 절로 평온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만다라 명상과 접목된 카드는 또 어떨지 많이 기대가 됩니다!
#만다라타로카드#만다라타로#만다라#타로배우기#타로책추천#타로#타로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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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코바늘뜨기의 기본
부티크사 편집부 지음, 남가영 옮김 / 시그마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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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로 코바늘을 시작한지 근 1년여...

뜨고 싶은 것들을 이것 저것 봐두었다가 떴다.




수많은 실패도 겪고

계속 뜨다 풀다 뜨다 풀다를 반복했었다.



모 뜨개 유튜버 曰...

"뜨개질은 책을 보고 배워야 한다"



이제는 코(모양이)가 조금 보이기 시작한 이 시점에서

본격적으로 코바늘을 기초부터 배워보고 싶었는데

마침 적절한 때에 책이 찾아와서 너무 좋았다..!









책에서 제일 뜨고 싶었던 것은 표지에 있는 코스터인데

나만의 고집인지 모르겠으나...

코스터 뜨기는 영,,, 어쩐지 영상으로 배우고 싶지가 않았다.

(영상 미디어 세대가 아니라 그런가 ,,,쩝;;)

도안을 제대로 배워 도안으로 바로 뜨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었다.

(아무래도 영상은 재생-멈춤-뜨개질이라는 귀찮은 과정 존재)


영상으로 재생-멈춤을 반복하며 뜨는 것이 귀찮은 사람들,

제대로 차근차근 뜨면서 배우고 싶은 사람들,

영상 따라하기를 넘어서 내 작품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에게


* 적극 추천 *


책을 볼 때 항상 목차부터 정독하는편이라


목차를 전부 찍어보았다.

책에는 기본을 배운 후 작품도 완성할 수 있게

도안 10가지도 수록되어있다.





<새로운 코바늘뜨기의 기본>이라는 책 제목에 알맞게

아주 기초적인 코바늘 지식 (실 사용법, 기본뜨기 방법)부터

여러단 뜨기, 배색실 바꾸기 등

다양한 팁도 실려있다.

기본 코 모양과 코 뜨기 설명이

사진과 일러스트레이션으로

설명이 잘 되어 있어 좋았다.

뜬 편물과 비교할 때 한 눈에 보기 매우 쉽게 되어있다.


편물을 연결하는 여러가지 방법도 설명하는데

사진으로 설명해서 보기가 쉽다.




이외에도 다림질로 편물 모양 정리하기와

같은 꿀팁도 수록 되어있어

작품 뜨고 선물할 때 참고하기에

정말 좋을 것 같다.















본문에서 얻어가고 싶었던 내용은

무엇보다도 도안익히기+코스터 뜨기 였기에..!

책을 뒤적거리던 중..

모티브 내용에 코스터로 쓸만한

도안들이 여러개 있어

그 중 하나를 도전해보았다..!


생각보다 어려웠던

꽃무늬 원형 코스터 뜨기...ㅠㅜㅠ

두 번 이나 떴는데도

뭔가 조금 엉성한 것이

연구가 더 필요 할 것 같다..!

모티브 잇기를 위한

도안이긴 하지만

초보를 위한 설명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하는

아주조그마한 아쉬움..







표지에 있는 도안 코스터.. 완성..!






6호로 뜬 세탁X 편물(좌측 상단)

5호로 뜬 손세탁O(조금 줄어들었음) 편물

아무래도 손세탁 하기 전이라 그런지

6호로 뜬게 사이즈도 훨씬 크고 정돈이 덜 된 느낌..



코바늘 체계적으로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우고 싶다면...

각종 코스터 무늬부터

모자, 가방 옷까지 다양한 도안이 들어있는

<새로운 코바늘뜨기의 기본> 책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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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김신회 지음 / 놀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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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하나하나가 마음을 콕콕 박는다.

특히 엄마 아빠의 글에 관해서는 저자처럼 내가 얼마나 못난 딸인지

다시금.. 되새기게끔 한다.

보노보노, 살아있는 하 곤란하게 돼 있어.
살아 있는 한 무조건 곤란해.
곤란하지 않게 사는 방법 따윈 결코 없어.
그리고 곤란한 일은 결국 끝나게 돼 있어.
어때?
이제 좀 안심하고 곤란해할 수 있겠지? (p.15)

너부리:나 좀 이해 안 가는게. 어제 뭘 했다느니 오늘 날씨가 어떻다느니... 그런 얘길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어.
포로리:아니야. 다들 그렇게 재미있는 일만 있는 게 아니라고. 만약 그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만 해야 한다면 다들 친구 집에 놀러 와도 금방 돌아가버리고 말 거야.
보노보노:그건 쓸쓸하겠네.
포로리:쓸쓸하지! 바로 그거야, 보노보노! 다들 쓸쓸하다구. 다들 쓸쓸하니까 재미없는 이야기라도 하고 싶은 거라구. (p.23)

사소한 이야기가 주는 힘을 포로리는 알고 있다. 우리는 모두 쓸쓸하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사소한 이야기라도 주고받지 않으면 삶은 점점 더 쓸쓸해지고 말 거라는거다. 그날 집으로 돌아온 보노보노는 아빠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대화를 나누면서 생각한다. ‘재미없는 대화를 나누는 것도 꽤 괜찮은걸.‘ (p.24)

매일 쓸데없는 것만 벌이는 것 같은 보노보노와 친구들에게도 그들만의 관계 유지의 기술이 있다. 그건 상대라는 존재를 ‘그러려니‘ 하는 마음이다. 서로에 대해 호기심은 가질지언정 함부로 재단하지 않는다. 애초에 상대라는 존재에 대해 내가 평가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p.31)

관계에 있어서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만큼 중요한 것은 그 마음을 선하게 받아들여주는 마음이 아닐까. 모든 관계는 그로 인해 시작되니까.(p.33)

"그 사람이 나를 미워하는 건 그 사람의 선택이야. 그 선택까지 내가 어떻게 할 수는 없어. 차라리 미움받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게 낫더라고. 미움 좀 받으면 어때. 나 좀 봐. 아무렇지도 않아." (p.44)

우리는 칭찬받는 일을 사랑받는 일과 혼동한다. 그래서 칭찬이 없을 때는 기가 죽고, 쓸쓸하고, 때로는 불안하거나 화도 난다. 하지만 칭찬을 갈구할수록 더욱 외로워지는 경험은 이제껏 질릴 만큼 해오지 않았나. (p.51)

어느 날 다들 왜 화를 내는 건지 모르겠다는 보노보노에게 야옹이 형은 이런 말을 한다. 화를 내는 건 다른사람들에게 ‘내 것‘이 뭔지에 대해 알려주고 싶어 하는 거라고.(p.58)

포로리 아빠: 노인네들하고 한 약속은 어기는 거 아냐.
포로리: 어긴 게 아니라 잊어버린 거예요.
포로리 아빠: 노인네들하고 한 약속은 잊어버리는 거 아냐.
젊은이들 한테는 다음 달, 내년도 있겠지만, 노인네들에게는 지금뿐이라고. (p.105)

엄마는 엄마가 되고 싶었을까.
아니면 엄마가 되어버린걸까.
엄마는 엄마가 된 엄마가 마음에 들까.
아니면 엄마가 되지 않았을 엄마를 꿈꿀까.

엄마는 대체 언제부터 엄마였을까. (p.125)

보노보노: 되고 싶은 게 있다는 건 안 좋은 거야?
너부리: 당연하지. 되고 싶은 게 있다는 건 지금의 자신이 싫다는 거잖아. (p.180)

못하는 건 말이다.
얼마나 못 하는지로 정해지는 게 아냐.
얼마나 하고싶은지로 정해지는 거야.
(p.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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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바깥은 여름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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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을 때 가만히 있어야 한다는 걸 알려준 사람이 누구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 무척 평범한 사람, 좋은 일은 금방 지나가고, 그런 날은 자주 오지 않으며, 온다 해도 지나치기 십상임을 아는 사람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러니까 그런 순간과 만났을 땐 잘 알아보고, 한곳에 붙박아둬야 한다는 걸 알 정도로…… 나이든 사람 말이다.

햇빛이 충분치 않은 공간에선 이따금 플래시가 터졌다. 사진기는 펑! 펑! 시간에 초크질을 하며 현재를 오려갔다.

무언가 주자마자 앗아가는 건 사진이 늘 해온 일 중 하나이니까.

문득 유리 볼 속 겨울을 생각했다. 볼 안에선 하얀 눈이 흩날리는데, 구 바깥은 온통 여름일 누군가의 시차를 상상했다.
_풍경의 쓸모

한 동안 나 자신이 비리고, 뜨겁고, 미끌미끌한 덩이로 느껴졌다. 이름이 지워진 몇십 킬로 그램짜리 영양 공급 팩이 된 기분이었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나를 그렇게 대했다. 그게 격려나 존중의 형태였대도 그랬다.

말을 배우듯 난생처음 접한 ‘맛‘들을 하나하나 익혀갔다. 생각과 판단이 깃든 얼굴로, 오물오물 턱 근육을 움직이면서, 생각의 그물 짜기, 감각의 실뜨기를 이어갔다. 그러다 어느 땐 혼자 힘으로 완성한 아름다운 레이스를 펼쳐 보이듯 나를 보며 자랑스러운 표정을 짓곤 했다. 그때마다 나는 "우리 재이, 사람 다 됐네!" 하고 놀려대듯 칭찬해줬다.

위축된 표정으로 또래 속에 섞인 모습을 보니 저 아이가 저 작은 몸으로 벌써 ‘사회생활‘을 감당하고 있구나 싶어서였다.

부모도 자식에게 경외감을 느낄 수 있구나…… 네 안의 어떤 것이 너를 그렇게 만드는 걸까. 그중 내가 준 것도 있을까. 만일 그게 내가 준 것도 네가 처음부터 가진 것도 아니라면 그건 어디에서 온 걸까? 아득한 기분으로 박수 친 기억이 난다.

애가 어릴 땐 집 현관문을 닫으면 바깥세상과 자연스레 단절됐는데, 지금은 그 ‘바깥‘을 늘 주머니에 넣고 다녀야 하는 모양이다.

가끔 아이 몸에 너무 많은 ‘소셜social‘이 꽂혀 있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 온갖 평판과 해명, 친밀과 초조, 시기와 미소가 공존하는 ‘사회‘와 이십사 시간 내내 연결돼 있는 듯해.
_ 가리는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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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 - 부끄러움을 모르는 카리스마, 대한민국 남자 분석서
오찬호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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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고 두고 읽어야지 하고 조금씩 밀려두었다 1일 1권 의지를 불태우면서 빠르게 넘겨 읽었다.

이미 계속해서 생각하고 보던 내용을 재확인하고 부연설명을 보는 느낌이라 더 빠르게 읽혔던 것 같다. 어느 것 하나 암담하지 않은 것이 없고 다시금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서의 나를 되새김질한다. 계속해서 쓰고, 읽고 쓰자.

 

 

 

코피노 발생의 1차적 원인 제공자는 한국 남성들이다. 즉 이들의 그릇된 성 인식과 함께 부모로서 자녀를 방치하는 비윤리적 행위에서 비롯되었다. 따라서 코피노 문제는 한국 남성들의 잘못된 성문화와 자녀 부양의 의무를 방치한 결과물이다. 여성을 ‘엔조이(Enjoy)‘ 대상으로 인식하고, 돈으로 매수하여 성관계를 갖더라도 아무런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비윤리적 태도, 피임을 기피하면서도 필리핀 여성과 즐기고 임신에 대한 책임은 방관하는 태도, 필리핀 연인 혹은 동거녀의 임신 사실의 인지 후, 일방적인 연락 두절이나 귀국 등 한국 남성들의 일련의 비도덕적 행태가 코피노 발생의 직접요인이다. (주22)

그리고 이 남자들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유학생인 경우가 가장 많다. 그래서 코피노 발생시기는 필리핀에 어학연수 붐이 일어나는 시기와 맞물려 있다. 참으로 ‘특수한 상황‘이 아닌가. 어학연수는 남자 여자 다 가는데, 왜 인간에 대한 예의를 넘는 짓거리는 남자가 압도적으로 많이 하느냐 이 말이다. 그래서 Ugly Korean이라는 말이 생겼다고 하는데, 사실관계가 틀렸다. 앞으론 ‘Ugly Korean Male‘이라 불러야 마땅하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라이따

그리고 이 남자들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유학생인 경우가 가장 많다. 그래서 코피노 발생시기는 필리핀에 어학연수 붐이 일어나는 시기와 맞물려 있다. 참으로 ‘특수한 상황‘이 아닌가. 어학연수는 남자 여자 다 가는데, 왜 인간에 대한 예의를 넘는 짓거리는 남자가 압도적으로 많이 하느냐 이 말이다. 그래서 Ugly Korean이라는 말이 생겼다고 하는데, 사실관계가 틀렸다. 앞으론 ‘Ugly Korean Male‘이라 불러야 마땅하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라이따이한의 책임을 물어야 할 이들과 정확히 한 세대 정도 차이가 난다. 아버지의 피를 그대로 물려받은 아들답다. 도대체 ‘한국 남자 일부‘에게는 어떤 피가 흐르고 있단 말인가.

-독재의 물결은 어떻게 개인의 정신을 지배하는가
디 벨레는 영어로는 Wave, 즉 ‘물결‘이라는 뜻이다. 영화 안에서는 학생들이 만든 단체명으로 쓰이지만, 함축적인 의미는 파편화되어 있는 개개인이 하나의 거대한 그리고 괴기한 공동체의 일원이 되어가는 과정이 마치 ‘물결 타듯‘ 자연스레 진행된다는 것이다.

작은 교실 ‘안‘에서의 독재정치, 그리고 이를 지탱하는 집단주의는 이 과정을 통해 완성된다. 사람들은 독재는 옳지 않으며 개인을 괴롭히는 집단주의를 경계해야 한다고 쉽게 말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가 파도처럼 요동치기 시작하면 그 누구도 문제를 문제라 말하지 못하게 된다.

- 폭력에 둔감한 것이 진짜 남자인가?
영화 <디 벨레>와 <엑스페리먼트>는 한국 남자들을 더욱 심오하게 이해할 수 있는 도구이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그들을 ‘진정으로 위하는‘도구가 될 수도 있다. 나는 남자들이 (흔히들 말하는 것처럼) 태어날 때부터 ‘그런 존재‘라고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설사 생물학적인 ‘고유한‘ 특징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의 존재 이유를 훼손시켜서는 안 된다. ‘원래의 모습‘이 무엇인들, 그것이 다른 사회 구성원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라면 당연히 본능을 억제해야 하고 여기에 성별 변수가 예외적 조항이 될 수 없다. 남자와 여자가 태초부터 구분되는 것은 생식기의 차이 그리고 남자가 여자에 비해 물리력이 강할 확률이 높다는 것뿐이다. 그런데 이 태초의 차이를 태초 이후의 차이로 확장하여, 모름지기 남자라면 다 그런것이라고 당당하게 외칠 수 있는 것은 한국에서 더 유별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한국 남자들이 신의 특별한 선택을 받은 것도 아닐 것인데, 원래부터 유전자가 ‘그딴 식으로‘ 만들어졌을 리는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어떤 ‘외부 조건‘들을 경험하면서 ‘물결치듯이‘ 남자에서 남성으로 변한 걸까? 사람마다 약간은 다르겠지만 한국 사회에서 남자들은 ‘폭력을 참아가면서‘. ‘수치심을 느끼면서‘ 남성이 되어간다. 그래서 한국에서 말하는 ‘진짜 남자‘는 폭력에 둔감하다. 둔감하다는 것은 쌍방향이다. 폭력을 당해도 당하는 줄 모르고, 저질러도 그게 자꾸만 폭력이 아니라한다.

-자본가가 부려먹기에 최적화된 노동력
한국의 남자들은 ‘자본주의 노동 세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딛기도 전에 학교와 군대에서 이미 자본가가 ‘부려먹기에‘ 최적화된다는 말이다. 즉 한국의 남자는 어떤 사회에나 있는 남자와는 ‘다른‘남자다. 그러니 ‘원래‘그런 남자는 없다.

대개의 경우에는 ‘쓸데없이 당당한 남자들 때문에‘ 화를 입는 건 여자들이다. 그렇기 떄문에 "한쪽은 폭력을 피하도록 길러지고 다른 한쪽은 폭력이 폭력인줄 모르게 길러진다."(주24) 오죽했으면 자동차 ‘블랙박스‘ 광고에서 "남자들이 자기가 잘못해놓고도 다짜고짜 소리 지르는 경우 보셨죠? 그래서 여성 운전자들에게는 이런 카메라가 필수죠"와 같은 멘트가 등장할까.

"사회학 공부한다는 사람이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뭐 어쨌다는 거죠? 초등학교 여교사가 신붓감 1순위니까 여자는 뭐 사회적으로 혜택이라도 받고 있다는 말인가요? 그게 바로 고질적인 한국의 문제잖아요. 한국에서 남자들이 얼마나 지배적으로 여자의 노동을 규제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설문 조사와 그 결과를 마치 합리적인 것마냥 소개를 하면 어떡해요? 이건 뭐, 직장에서 여자들보고 회식 끝까지 안 남았다고 뭐라고 그러다가 또 그런 여자를 죽어도 ‘아내‘로 맞이할 수 없다면서 뒤통수치는 남자랑 마찬가지잖아요."

-취향 속에 숨어 있는 권력의 메커니즘
남자만의 ‘벌이‘로 가족의 생계가 안정적일 수 없는 시대가 오면서 ‘맞벌이‘는 시대적 흐름이 되었다. 남자들은 ‘아내가 돈도 벌어주길‘원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돈‘도‘다. 즉 원래의 일은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단서가 있다. 일을 한다는 핑계(?)로 ‘집안일‘을 소홀히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이는 육아 등은 물론이고 ‘남자가 늦은 저녁에 퇴근해서 왔을 때‘ 뚝배기에서 된장찌개가 뽀글뽀글 끓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출근 하기 전에 ‘반드시‘ 밥을 먹어야 하는데, ‘국‘이 빠져서는 안 되는 것도 당연하다. 이런 남자, 아내가 될 사람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런데 너 결혼하면 집에 일찍 들어올 거지? 난 회식한다고 밤늦게까지 술 마시고 다니는 꼴은 못 봐."

조주은 『페미니스트라는 낙인』
남자들이 초등학교 여교사를 배우자로 선호하는 것에는 "자신을 대신해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여교사는 남성들에게 흔들리는 남성 가장의 정체성을 보완해주면서 집안일, 보살핌 노동까지 담당할거라는 기대 떄문에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을 수 없다."(162p)면서 이것은 "결혼으로 구성되는 가족 안에서 여성들의 노동력을 안팎으로 착취하며 남성 권위를 유지시키고자 하는 의도"(161p)라고 지적한다.

‘개저씨‘들이 아무리 많다 한들, 하루가 멀다하고 여성을 살해, 폭행하는 남성이 뉴스에 등장한들, 불균형한 젠더 권력 속에서 이것은 ‘비난받아 마땅한 남성들의 속성‘으로 잡히지 않는다. (주26)

강인규 교수는 『망가뜨린 것 모른척한 것 바꿔야 할 것: 한국 사회의 변화를 갈망하는 당신에게』에서 이것을 ‘김 여서 조롱 하는 비겁한 사회‘(81~83p)라 일갈한다. 교통사고가 났을 때, 운전자의 성별에 따라 언론의 보도 형태는 완전히 다르다. 운전자가 여성일 경우, "현금 수송차 들이받은 ‘김 여사‘, 가만히 있는 차를 왜?"라는 제목으로 보도가 되며, 기사 내용에도 ‘운전자는 50대 여성이었습니다.‘라는 식으로 운전자 성별을 포함시킨다. 하지만 운전자가 남성인 경우는 다르다. "일가족 참변, 가해 운전자 ‘만취‘"라는 기사에는 운전자 성별이 언급되지 않는다. 내용에도 ‘가해 차량의 운전자는 만취상태였습니다‘라고 밝혀 이 사고가 ‘성별‘떄문이 아니라 ‘술‘ 때문이라는 느낌이 들게 명시한다. 이런 차별적 보도는 ‘여성 운전자는 운전이 미숙하다는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나아가 ‘그러니 욕먹어도 된다‘는 차별을 이끌어낸다.

도로에서 차량 간 아주 사소한 위험이 발생하면 ‘자신의 차를 상대 차의 옆으로 바짝 붙여서 창문을 내린 후 상대가 여자임을 확인하고 욕을 내뱉는‘ 사람은 전부 남자다. 신기하지 않은가. 여기에는 명백한 패턴이 있다. 여자가 객관적으로 운전을 못한다는 것이 아니라 남자가 운전대만 잡으면 이상한 사람이 된다는 분명한 패턴. ‘이유는 간단하다. 여자가 만만하기 때문이다.‘

" 제가 그 남자 선배에게 주목한 이유는 요리를 하면서 주변에서 자꾸만 자상하니 어쩌니 그러자, 선배가 "나는 힘든 거 내색을 절대 안해"라고 말하는 모습이 의아했기 때문이었어요. 저는 선배의 모습이 마치 ‘내가 안 해도 될 일을 지금 하고 있는 거 알지?‘라고 굉장히 생색을 내는 느낌이었거든요. 여자들은 객관적으로 생색을 낼 상황이라도 내색을 하지 않는게 바로 ‘요리‘라는 노동인데, 남자들은 그 노동을 ‘아주 잠시 보여줘도‘ 상징적인 가치를 다 가져가니 신기한 일이죠."

남자들 입장에서는 기껏 ‘도와줬는데‘ 너무 가혹한 평가 아니냐고 따질 수도 있지만, 부자들의 적선으로 불평등이 사라지지 않고 정치인들의 ‘쇼‘로 사회적 약자가 행복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 어찌 ‘행동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겠는가. 가정적인 남자가 자주 출몰(?)은 하고 있지만, 왜 남녀 불평등에 관한 이 사회의 나쁜 지표들은 늘 지지부진한가. 이런 상황에서 남녀가 ‘함께해야 하는걸‘, 그저 ‘도와주었다는 것‘만으로 남자들은 ‘자상하다‘는 평가마저 받으려고 하니 이 심보야말로 ‘불평등‘의 단면 아니겠는가. 그러니 ‘티 나게‘ 요리하는 남자들을 경계하길.

"그렇게 옷을 입는 건 마치 개 앞에 스테이크를 내놓는 거나 마찬가지잖아. 뭘 기대했어?"라면서 ‘노출이 심한 옷‘을 입은 여자에게 책임을 묻자 땅콩버터 통 앞에서 얌전히 앉아있는 개 사진을 SNS에 올린 이는 이렇게 설명한다. "땅콩버터는 우리 개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것이다. 그런데 왜 사진 속 우리 개가 땅콩버터를 건드리지 않는지 알아? 내가 "안돼"라고 말했기 때문이지."
통쾌하고 씁쓸하다. 통쾌한 이유는 말 그대로 ‘논리가 아닌 것‘을 가장 ‘논리적으로‘ 설명했기 때문이고 씁쓸한 이유는 이 간단한 상식이 유독 ‘한국에서‘, 그리고 ‘남자들에게‘는 통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개도 어떻게 훈련받았는지에 따라 평소에 환장하는 ‘뼈다귀‘앞에서도 인내심을 발휘할 수 있는데, 사회화 과정을 거치면서 한국의 남자들은 무엇을 배웠단 말인가? 교육을 제대로 안 받아서 그런 것인가, 아니면 교육 내용에 충실해서 그런 것인가? 지하철은 그 안에서 무슨 짓을 하면 안되는지 정도는 알고 있는 사람들만이 이용하는 공간임이 자명하다.

그런데 여자들은 이 민주주의가 샘솟는 정보화 사회에서 훨씬 ‘더‘ 조심해야 한다. 말 그대로 과거 같았으면 ‘한 번쯤 혼나고 정신 차리면 될 일‘정도를 저질러도 ‘다시는 이 사회에 발을 못 붙일 정도까지‘ 융단폭격을 당할 수 있기 떄문이다. 전문용어로 하면 ‘마녀사냥‘이다. 신상이 까발려지고 온갖 음해가 난무해지는 속도와 정도가 워낙 커서 나중에는 ‘잘못하는 사람‘을 탓하는 것 자체가 어색해진다. 대한민국 남자들을 다 잡아들일 수는 없기 떄문이다. ‘○○녀‘라고 이름붙여진 사건들의 대부분은 이러하다. 곤히 잠든 여자의 허벅지를 더듬는 것에 비하면 ‘키 작은 남자는 루저‘라고 자기 취향을 말하는 건 그저 "거 참 되게 얄궂게 말하네"정도로 욕 좀 들어먹으면 되는 일이다.온갖 공공장소에서 고주망태가 되어 주정을 일삼고 위액과 섞인 악취 풀풀 나는 음식물 쓰레기를 배출시키는 남자들에 비해 자기 애완견이 ‘지하철 안에서 똥 싼 걸‘ 치우지 않은 여자는 경범죄로 가볍게 처리하면 될 뿐이다. 하지만 남자들은 불특정 다수를 뜻하는 ‘술 취한 사람‘정도로 취급받는 것에 비해 여자는 ‘○○녀‘가 되어 ‘그 이상의‘ 대가를 치른다.

흉악범의 얼굴을 공개하면서도 ‘부연 설명‘을 하는데 ‘남자들이 듣기에 기분 나쁨직한‘ 자기 취향 좀 말했다고, 또 공중도덕 하나 못 지켰다고 해서 ‘개인의 모든 것이 탈탈 털리는‘ 대상이 대부분 여자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것은 ‘인권‘이라는 개념이 성별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고 있다는 뜻 아니겠는가.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포털사이트에는 ‘만취한 여교사, 성폭행 당해‘와 같은 뉴스가 등장한다. 많은 이들이 ‘여자가, 그것도 여교사가 만취한 상태였다‘는 측면만을 기억할 것이다.

술 마시고 강간하는 나쁜 남자 덕택에, 술만 먹으면 섹스를 강요하는 자신은 별문제가 안 된다. 술 마시고 애인을 살해하는 남자 덕택에, 술만 먹으면 무엇인가 집어 던져버리며 욕설을 퍼붓는 자신은 별문제가 안 된다. 결국 남자들은 ‘나는 그 정도는 아니다‘라면서 일상에서 무의식적으로 저지르는 유,무형의 폭력을 계속 유지한다. 그래서 ‘괴물까지는 아닌‘ 자신이 좋은 남자라고 착각한다. 이런 남자에게 집안일은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어쩌다가 ‘도와주는‘봉사의 영역이다. 봉사는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라고 했던가. 그래서 ‘쓰레기 분리수거‘라도 한 번 하는걸 집안일을 ‘해주는‘걸로 이해하고 "나 정도면 괜찮지 않아? 당신은 좋겠다. 내가 가부장적인 남편이 아니라서 얼마나 대박이야?"라면서 스스로를 칭찬하고 아내에게 기쁨의 감정을 강요한다. 그 기세등등한 자신감에 눌려 여자들은 복남이가 되어 살아간다.

"어떤 엄마도 처음부터 아기를 능숙하게 돌볼 줄은 모릅니다. 아빠나 엄마 모두 똑같은 출발선에서부터 아기를 돌보는 일을 시작하는데, 차이가 있다면, 엄마는 하루 종일 아기 곁에 붙어서 어떻게든 해내야 하는 책임과 의무가 있는 것이고 아빠는 직장에 나간다는 이유로 가끔 아기를 돌보는 정도의 봉사만 있지 그 책임과 의무에서 비켜서 있습니다. 제 주변에 있는 아빠들 중 어느 누구도 한밤중에 아기가 울며 보챈다고 엄마보다 먼저 일어나서 아기를 토닥이고 젖병을 물리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직장 노동과 가사 노동을 마친 누구나 재충전을 해야 할 시간이지만 그때의 노동은 아내에게 전가되어 있죠. 하지만, 이 차이는 엄마가 직장에 나가도 다르지 않더군요. 아기가 울 떄 죽은 척하는 남편은 그나마 양반이죠. 좀 조용히 시키라고 짜증 내기도 합니다. 다음 날 아침에 출근하는 것은 같아도요."(주31)

사회의 포악스러움을 적극적으로 말하는 것을 외면한 채, 여자들 기에 눌려 산다면서 자신들의 ‘심리적 거세‘만을 말하기 바쁜 지금의 아버지들을 보고 아들들은 이상한 걸 배운다. 이들은 아버지가 할아버지만큼 화려하게 살지 못하는 ‘사실‘을 보고 지금의 세상이 여자들에게 훨씬 유리하다는 ‘착각‘에 빠진다. 그래서 ‘여성 할당제‘, ‘여성 전용‘같은 말이 나오면 "요즘 세상에 누가 차별을 받는다고 그래?"라며 역차별을 운운한다. 이들은 가뭄에 난 콩이랏 주목받는 ‘매맞는 남편‘, ‘여자 상사에게 성희롱 당한 남자‘사례를 잘도 기억했다가 데이트폭력 피해자의 절대 다수가 여자라는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는 분명한 사회 현상을 애써 외면한다. 그래서 남녀간 벌어지는 폭력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유난떤다고 비판한다. 이런 태도야말로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시민으로서의 의무를 망각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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