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드랜드
제시카 브루더 지음, 서제인 옮김 / 엘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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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저널리스트 제시카 브루더가 장기 취재의 결과물로 출판하게 된 논픽션 <노마드랜드>는 아카데미 후보가 된 동명의 영화의 원작이기 이전에, 하나의 완성된 텍스트로서 ‘여행이라는 삶’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여행을 위해 집을 떠났다기보다는 집을 떠나기 위해, 보다 정확히는 집을 떠나야 했기에 여행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그들의 사연이 결코 ‘개인적’일 수 없음을 밝혀내고, 어쩌면 벼랑끝을 달리는 듯한 그들의 모험을 사실적인 동시에 극적으로 따라잡고 있는 저자의 밀착취재는, 장편 기사이기도 하지만 소설이기도 하고 음성지원이 되는 듯한 다큐멘터리 영화이자 블로그 연작물인 듯한 친근함까지 느껴지는, 결국엔 내 이웃의 일상 이야기이며, 또한 한 시대를 반영하는 (역대급 띵작이 될) 예술작품이기도 하네요.

<노마드랜드>의 주인공인 린다 메이 등의 유목민들은 여행자라기 보다는 여행노동자입니다. 취재여행을 하고 있는 또다른 여행노동자의 시선으로, 그리고 마침내 내부자의 시선으로 그들의 삶을 따라잡고 있는 저자를 따라서... 저 또한 언젠가는 여행노동자가 될 것 같은 삶을 미리보기하는 기분과 ‘선택할 수 없는 선택지’에 대한 두려움도 들게 하는 이야기라서 마냥 행복할 수 없었던 간접 경험이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끝없는 육체노동에 내 관절이 쑤시는 듯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삶과 관계에 대한 위트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재미가 있어서 책의 페이지는 날개 달린 듯 넘어갔던 것 같네요. 미안할 정도로 재미있어서, 재미있게 이야기 해주어서 고마웠던 책.

이토록 매끄럽게 읽히는 문장은 옮긴이의 글맛이라고 생각하지만, 원문을 작성한 저자 또한 필력이 상당한 것 같습니다. 양질의 도서를 번역, 출판해주신 것만으로도 벅차게 고마운데 매번 기대를 뛰어넘는 완성도까지 보여주신 서제인 번역가님과 엘리 출판사를 칭찬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말미에 언급하겠지만, 도서만 지원받은 주관적 서평입니다. 이렇게 좋을 줄 알았으면, 그냥 구입할 걸 그랬어요. 리뷰어님들 이게 어떤 마음인지 아실런지. 출판 전에 펀딩하신 분들도 있었다고 하는데, 참 뿌듯하실 것 같습니다. 언어보다는 내용 위주로 보신 것 같지만요. 저는 서부에 약한, 미국지리를 보강하고 원서로도 읽어보고 싶어요. 분명 21세기의 명작이 될테니까요.

타이어 떠돌이들의 랑데부(RTR: The Rubber Tramp Rendezvous)는 <노마드랜드>의 노마드부족에게 가장 큰 행사이자, 겨우살이이자, 커뮤니티의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RTR의 거점이 되는 ‘쿼츠사이트’에서 이 부족의 사람들은 새로운 그들만의 사회를 이루게 되는데, 저자 역시 이 곳에서 불편한 관찰자로 시작해 하나의 일원이 되어가는 과정을 겪게 되네요. 결국엔 본캐로 돌아와야 하는 운명이지만, 내부자를 기꺼이 경험해본 저자의 말과 글에는 힘이 있었습니다. <노마드랜드>의 진주인공인 린다 메이 역시, 최종목적지가 분명하며 결국엔 새로운 나를 만들어내는 여정으로서 노마드를 거쳐간 캐릭터입니다. 독자들도 마찬가지로, <노마드랜드>를 간접경험함으로써 새로운 나를 만들어내지 않을까요?

정작 논픽션인만큼 책으로는 알아채기 힘들었던(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참을 수 없는 새하얌’에 대해 날카로운 지적을 한 저자와 저자의 친구들 덕분에 다시 한번 현타가 오네요. 그렇지만 여전히 이런 지적은 아주 유효합니다. 얼마전에 드디어 완독한 말콤 글레드웰의 <타인의 해석> 원서에서도 ‘흑인 운전자’와 ‘백인 경찰’을 다루고 있거든요. 또한 흑인 서장과 반장이 꾸려가는 경찰서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 <브루클린 나인나인>에서도, 흑인이라는 이유로 집앞에서 체포당하는 에피소드를 활용해 ‘백인 경찰’을 웃으면서 돌려까기 하고 있습니다. 유색인종은 이제 겨우 ‘등장’했을 뿐, 고생은 이제 겨우 ‘시작’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방 한칸 구하기가 불가능한 정신나간 시대에, 그마저도 미국적인 가치인 자유라는 미명하에 방랑하는 (사실상)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마냥 아름답거나, 마냥 슬프지도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모두가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 <노마드랜드>를 영화 개봉 전에 책으로 꼭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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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랜드
제시카 브루더 지음, 서제인 옮김 / 엘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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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려받은/받을 재산이 없다면, 모두가 ‘하우스푸어’인 이시대와 미래를 보여주는 청사진과 같은 밀착 보고서이지만, 음성지원이 되는 다큐멘터리이자, 기존 다큐보다는 리얼 버라이어티의 예능감으로 진지하되 무겁지 않고, 재미있도 가볍지 않은 담담하고 위트있는 필체를 읽는 맛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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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쓰기부터 책출판까지 - 출판사 편집장이 알려주는
송현옥 지음 / 더블:엔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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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알지만, 책을 내본 적이 없거나 경험이 미미한 사람들을 위한 가이드북. 글쓰기의 전 단계와 완성된 글의 사용법까지 망라하는 한편, 가볍고 재미있게 ‘책이 나오는 과정’을 이야기해주는 책. 원고 작성 전에 알아도 든든한 정보이자 원고를 당장 쓰고 싶어지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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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쓰기부터 책출판까지 - 출판사 편집장이 알려주는
송현옥 지음 / 더블:엔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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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쓰기부터 책출판까지>의 기획의도와 집필의도는 ‘편집자가 알려주는 얕고 넓은 정보’입니다. 독자의 입장에서 저자의 의도를 알고 책을 읽으면, 그 책의 영양소를 남김없이 빨아들일 수 있는 것 같아요. 책을 쓰겠다는 작은 야망이 없어도, 책 만드는 사람의 관점을 간접경험함으로써 독자가 누릴 수 있는 행복을 최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꼭 에비작가가 아니더라도 책덕후에게는 재미있는 책입니다.

1부에서는 원고쓰기, 기획부터 투고까지를 단계별로 알려주고 있습니다. 원고를 쓸 때 짚어보아야 할 모든 것을 간단명료하게 확인해주는 체크리스트라고도 할 수 있어요. 글쓰기 교본이라기 보다는 글쓰기는 알지만, 책을 내본 적이 없거나 경험이 미미한 사람들을 위한 가이드북입니다. 그래서 글쓰기의 전 단계와 완성된 글의 사용법까지 망라하고 있는 한편, 가볍고 재미있게 ‘책이 나오는 과정’을 이야기해주는 책이에요.

2부에서는 출판 계약부터 서점 판매와 지속적인 홍보까지 포괄하는, 이미 원고가 완성된 책의 실제 탄생과정을 주로 편집자 입장으로 도와줍니다. 원고를 쓰기 전이어도 알아두면 든든한 정보이고, 이미 이 책과 함께할 운명이 되었으니, 이제는 원고가 완성되어도 막막하지 않을 예정이기 때문에 원고 작성에 뜸을 들일 이유가 없네요!

마지막으로 저자가 직접 편집했던 ‘더블:엔’ 출판사의 출간 도서를 소개하면서, 저자의 커리어와 저서의 상호보완 사례를 보여줍니다. 결국 작가가 (작품 외적으로도) 성장해야 출판사와 편집자도 같이 성장할 수 있는 것이죠. 송현옥 편집장님의 마인드와 따뜻한 조언 덕분에, 예비작가로서 열정도 불이 붙었지만 ‘더블:엔’ 출판사에도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저자로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임의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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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책 : The Book of English
아우레오 배 지음 / 바른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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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표현을 문장으로 바로바로 습득할 수 있는 구성이지만, 영어를 학습대상이 아닌 생활양식, 사고방식으로 접근한 철학있는 책이고, 절제된 재료와 디자인을 사용해 가독성, 미적 완성도, 환경보호의 사명까지 다하고 있습니다. 영문화에 대한 비판적 사고를 통해 교재 너머의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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