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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하이스트리트 - 명동, 홍대, 강남, 성수, 한남, 도산 대한민국 6대 상권의 비밀
김성순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25년 7월
평점 :
유토피아는 관념에서만 존재하고, 하이스트리트의 아홉 가지 속성 중 일부는 상충하는 힘에 가깝다. 상충하는 힘의 공존은 거친 봉합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 자체를 인정하고 그대로 두는 데서 실현된다. -11p, 들어가는 말
사람을 모으고, 브랜드를 살리고,
도시를 바꾸는 거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뒤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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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덕후도 산책덕후 나름이겠지만 산책본능을 명동에서 발견한 한국언니라면 얘기가 다르다. 메가 하이스트리트인 홍대와 강남이 본격적으로 흥행하던 2000년대에 20대를 보낸 한국언니는 여행도 산책하기 좋은 곳만 골라서 했다.
도쿄 하라주쿠나 맨해튼 5th 애비뉴는 물론 그보다 먼저 방문한 오모테산도(당시에는 청담인 줄)와 미트패킹 디스트릭트(좀 여기가 제대로 성수 느낌)까지, 해외의 하이스트리트를 다녀와서도 팬데믹 이후로 국내 핫플을 재발견하는 재미에 정신을 못차리고 다음 여행비용을 미리 탕진하고 있다. 어쩌면 서울이 가진 잠재력이 이제야 드러나기 시작한 것일지도.
이 책은 ‘상권’을 다루는 동안 적어도 서울, 도쿄, 뉴욕에는 있을법한 글로벌 브랜드와 명동, 홍대, 강남, 성수, 한남, 도산이라는 친숙하고도 브랜딩된 장소에 집중하기에 경영이나 부동산과 심적 거리가 있더라도 산책하듯이 즐기면서 방구석 시장조사를 할 수 있다. (문학덕후에게 특히 추천!) 해외를 포함해 현장에 방문한 적이 많을수록 이해가 빠를 것이다.
[목차 X 챕터요약 X 책속에서]
밸류애드: 가치를 더하다
1946년 크리스티앙 디오르가 최초로 만든 파리 몽테뉴가 30번지의 디올 하우스를 재현한 디올 성수의 건축물은 SNS 업로드용 사진의 필수 스폿이 되었다. -53p
앵커: 시선강탈을 하는 스폿
사람들이 여가를 즐기고 오래 머물 수 있는 공공장소나 유휴 공간도 종종 앵커가 된다. 코엑스와 수원 스타필드의 별마당 도서관은 상업 기능이 배제된 서비스 공간인데, 사람들을 끌어들이며 그들의 시간을 점유하는 특별한 장소로 자리하고 있다. -85p
파사드: 랜드마크의 필수조건
라스베이거스의 스피어Sphere는 세계 최대 규모의 돔형 엔터테인먼트 공연장이다. 높이 112미터, 지름 157미터에 달하는 대형 공연장에는 자유의 여신상이 너끈히 들어간다고 한다. 지구를 축소하거나 지구본을 확대해 놓은 모양의 이 공연장은 지구인 1만 8,6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125p
팬데믹: 선견지명과 불확실성의 파티
명품 브랜드들은 백화점이 정한 조건을 따를 수 밖에 없었고, 백화점의 보이지 않는 참견으로 청담동이라는 한국의 특수 상권을 제외하고 플래그십을 내는 게 어려웠다. 이런 연유에 반은 농담, 반은 진담으로 청담동을 ‘명품의 유배지‘라 부르기도 했다. -140p
레이어: 성장과정이 빚은 시그니처
명동은 특유의 회복탄력성으로 일제 강점기, 한국 전쟁, 팬데믹 등의 위기를 겪으면서도 그때마다 변화의 균형을 유지하며 살아남았다. 명동이 서울의 심장부로서 어떻게 변화해 나갈지 지켜보는 것은 도시 경제와 리테일 트렌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초가 될 것이다. -171p
등용문: 브랜드와 상권의 역학
요즘 ’힙‘한 브랜드는 백화점이라는 전통적 상업 시설에 입점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MZ세대, 알파세대에게 백화점은 더는 선망의 쇼핑 공간이 아니다. -202p
K: 이제 세포라도 안 부럽지 모야
글로컬은 글로벌global과 로컬local의 합성어로, 국제적 시각과 지역적 특성을 결합한 개념이다. 세계적 트렌드와 기준을 지역 특성에 맞게 적용하고, 지역의 강점을 세계적으로 확장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차기 네오 하이스트리트로 떠오르는 북촌과 을지로 일대는 그 지역만의 정통성과 토속성이 시장 가치를 인정받아 이국적이면서도 현대적인 개성을 가진 관광지로 널리 알려졌다. -215p
연결: 핫플에 끌리는 마음
소비자들이 자기 아이덴티티와 공명하는 공간을 찾아가는 시대에, 네오 하이스트리트는 방문 자체가 자기표현의 일부가 되는 효용을 준다. 동시에 도시 공간의 파편화와 계층적 분리라는 사회적 문제를 초래한다. -246p
(디자인하우스 도서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