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여덟번째. 남한강편.
-강물은 그렇게 흘러가는데.

나한테 있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우리 국토(?) 또는 우리 나라의 '재발견'이다.
배운다고 배웠으나, 가까이 있는 존재에 대한 소중함을 자각하는 것은 쉬이 깨우쳐지는 것이 아니다.
-날 때 부터 태생적으로 안다면 다행이겠지만..
일본 편 이후 다시 우리 땅으로 돌아온 이번 편의 중심은 남한강이다. 남한강을 따라 단종의 이야기가 깃든 영월을 시작으로 수몰된 단양8경을 거쳐 여주 신륵사로 그 여정이 마무리 된다.
특히 청풍, 제천, 충주 목계나루까지 신경림 시인도 함께하신 답사여서 그랬던 것은 아니겠지만, 유난히 여러 책들과 겹치는 지역들을 답사하고 난 것 같다. 영월편에서 단종의 짧은 삶과 죽음, 또 가여운 어린 왕을 보살폈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주책맞은 눈물을 불러냈다. '답사'라는 거은 언제나 '이제는 사라져버린' 조상들의 자취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하는 것 같다.
미약하게나마 연결되고 있지만, 원형을 알 수 없는 유적들과 함께 사라져 버린 옛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 그리고 유려하였으나 경박하게 화여하지는 않았단 사라진 풍광.
특히, 충주댐을 건설하면서 수몰된 지역에 대한 그리움이 무엇보다 크게 다가왔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독자로서 내가 나이를 먹은 탓도 있겠으나, 처음 1-3권까지의 칼날같던 어조는 누그러지고, 지난 사람들과 세월에 대한 그리움이 짙어지는 것 같다.
그리고, 앞으로 또 우리가 지켜내야 할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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