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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 ㅣ 스토리콜렉터 34
도로시 길먼 지음, 송섬별 옮김 / 북로드 / 2015년 8월
평점 :
많은 스파이에 대한 소설과 영화가 있지만, 이처럼 엉뚱발랄하고 사랑스러운 노부인의 이야기는 없었지 않나 싶다.
좋은 인생을 함께 보낸 남편과 사별하고, 아이들은 장성해서 자신들의 인생을 별 탈없이 잘 살고 있고..자신의 삶이 지루해졌다니..왠지 요즘같아서는 아주 꿈같은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어쨌든 폴리팩스 부인은 의사의 충고를 받아들여 폴리팩스 부인은 자신이 해 보고 싶은 일을 떠올려 본다.
그게 놀랍게도 '스파이'였다. 과연 실현될 수는 있을까 싶은 이야기인데, 이미 다음 순간 폴리팩스 부인은 CIA를 찾아가고 있다.
이후의 상황이란, 읽으면서 따라가기도 어지럽게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관광객'으로 위장해서 멕시코시티의 '앵무새 서점'이란 곳에서 책만 전달받아 돌아오면 되는 '간단한' 임무였는데, 독자들이 기대하듯이 일은 그렇게 단순하게 풀리지 않는다.
이미 요원 한명의 연락이 두절됐고, 적의 움직임은 쉽사리 파악되지 않는 상황에 파견된 스파이가 바로 '폴리팩스 부인'이었다.
두둥! 이쯤에서 우리의 주인공은 일생일대의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그런데, 이 부인이 일을 풀어나가는 방법은 훈련을 받아본 적이 없었으므로 굉장히 인간 적이다.
처음에 함께 납치됐던 요원 패럴을 경계하다가, 결국 동지임을 알게되고,
가 본 적 없었던 '알바니아'까지 끌려 가서, 적의 대장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과 친분을 쌓게 된다.
폴리팩스 부인이 '할머니'인 것이 강점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사악하지 않은' 인물들도 읽는 재미를 준다.
보통의 스파이 이야기였다면, 찾아보지 못했을 법한 인물들이 대거 등장한다.
이미 수십년전에 발표된 작품을 지금 읽고 있어서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겠지만,
숲속이나 옥수수밭에서의 추격전, 손에 땀을 쥐게하는 강에서의 추격전 등 긴박한 전개 속에
순간 순간 피식 웃음이 나올 정도로 순진해 보이는 인물들을 박아 넣은 것도 작가의 역량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