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는 매력적인 도시입니다. 몇 번을 다녀왔어도, 보고 오지 못한 곳들이 수두룩하게 남아있어 항상 아쉬운 곳이기도 합니다. 항상 그 다음편을 기대하게 되는 유흥준 교수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일본편 출간은 의외이긴 했지만 몹시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일본편은 시작부터 '고대사'와 '도래인'이야기로 읽기가 수월하지는 않았는데, 그다지 접할 기회가 없었던 역사의 한 부분이라 공부 하는 기분이었던 같습니다.
다른 편들도 대부분이 몰랐던 사실을 알게됐는데, 일본편의 생경함은 그 결이 좀 달랐다고 할까요.
이번 서포터즈 이벤트에 당첨이 되어 '가제본'이란 책을 처음 받았습니다.
아직 완전한 책이 되기 전의 책이라니..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그래서 더욱 즐겁게 읽었던 것 같습니다.
가제본을 펼치고 서문을 읽는데 "우리 독자들이 일본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을 갖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서" 일본 답사기가 네 권이 됐다는 말씀을 보고, 이번 편도 만만치는 않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꼭 필요했던 가이드라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래인의 발자취를 따라 시작된 답사는 이제 이번 편에 이르러서는 도래인의 역사 뿐만 아니라, 우리 문화가 어떤 경로로 일본의 古導 교토에 정착하고 보존되고 있는가와 그들의 유산에 서린 내력과 우리의 사연을 이야기하고, 현재 교토의 모습과 앞으로 우리와 그들의 관계에 대한 조망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관심이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어디선가 한번쯤은 이름을 들어봤거나, 사진에서 봤을 법한 사찰들과 죽림, 일본의 차 문화, 일본식 정원. 그냥 보면 매력적이고, 그 내력을 알고나면 친근해 집니다. 전문용어는 좀 어렵지만, 이야기와 함께 첨부된 사진들은 일본美의 전형인 와비사비처럼 아련합니다.
특히 이번 편을 읽고 새롭게 알게 된 이야기들도 많지만, 무엇보다 새삼스럽게 절감하게 된 사실은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것입니다.
처음 교토에 갔을 때, 단체 연수 였는데 함께 간 사람들 사이에 약간의 의견 충돌이 있었던 게 떠오릅니다. 청수사를 갈지 말지를 놓고 의견이 갈렸는데, 여지껏 '절'을 보고 왔는데 또 볼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의견이 대다수였고, 그 상황이 기가막혀서 '버럭'했던 기억이 납니다. ^^
어느 한 곳 기억에 남지 않는 곳이 없지만, 특히 자선당의 경우 몇 해전 일본분이 쓴 교토여행기를 읽고 한참 헤매다 찾아갔던 곳인데, 엉뚱하게도 '은퇴한 사무라이가 만든 정원'이라는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미묘하게 부족한 정보를 가지고 갔었습니다. 책에서 자세한 내력을 알게되어 정말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갔던 날이 굉장히 더운 날이었는데 바람 한점 없던 그 마루의 고요함과 잘 만들어진 정원에 꽃이 막 지고난 시기못내 아쉬워했던 기억이 납니다.
몇 번을 다녀왔어도, 남는 것은 '막연한 느낌'이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구체적인 삶이 엮인 역사가 눈 앞에 펼쳐졌습니다. 그래서 지척을 지나면서도 들어가보지 않았던 곳들, 책에 나온 곳에 가 보고 싶어진 것은 '부작용'으로 봐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