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데버라 펠드먼은 뉴욕의 초정통파 유대인 공동체인 사트마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아이를 양육할 수 없었던 부모 대신 조부모가 키웠고, 공동체의 율법에 따라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결혼했습니다. 상대 집안은 저자의 집 보다도 더 엄격하게 율법을 따른다고 주장하는 집이었습니다. 언제나 엄숙하게 신을 따를 것을 강요받아온 두 사람이 하루 아침에 결혼생활이 잘 될리가 없었고, 1년여 넘는 시간동안을 주위의 온갖 시선을 다 받으며 심신이 피폐해 집니다. 온갖 고난 끝에 아이를 갖게 되고 운전을 배웁니다. 그리고 어린시절을 보낸 동네를 떠나 다른 곳으로 이사하는 등, 이런 선택이 그녀를 결국 더 다른 세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 주는 발판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율법이란 이름으로 강제로 교육기회를 차단 당했던 그녀가 대학의 수업에 등록하고 자신의 글을 쓰면서 스스로 그 세계를 깨고 나올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이 책을 발간하고 공동체로 부터 온갖 협박을 받으면서도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자신과 아이를 지켜 냈습니다. 오롯이 혼자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지만, 본인의 의지가 가장 큰 역할을 했을 것입니다.잠깐 몇 줄로 정리하면서도 저자가 경험하고 떠나왔던 세계를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저는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힐 지경입니다. 어느 사회나 약자의 손발을 묶는 수단은 교육기회의 박탈인 것 같습니다. 일제 강점기가 그러했고, 강대국이 약소국을 지배할 때 그 나라의 문자를 빼앗거나 교육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소름돋을 정도로 닮은 모습입니다. 이 공동체에서도 여성은 ‘많이 배울 필요가 없다‘는 이유로 중등학교 조차 정규교육기간을 채우지 못합니다. 대체 이 오래된 역사는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인지 생각해 봅니다. 마치 ‘책‘이 불온한 존재라서 다 불태워 버리는 레이 브래드버리의 소설 화씨451가 현실화된 사회 같기도 했습니다.그럼에도 인간의 의지(저자의 의지)는 강철 같아서 혹은 스스로 존재하기 위해서 들킬 위험을 무릅쓰고 책을 읽습니다.저자가 용기를 내어 세상으로 나와서 이런 글을 쓰고 알려줘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책을 쓰는 일 말고는 당시 상황을 타계할 출구가 없었다고 하지만, 누구나 그렇게 강철같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읽어봐야 좋을 것 같습니다. 아는 것, 알고자 하는 것 외에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함께 하는 연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출판사로부터도서제공#언오소독스_밖으로나온아이#데보러펠드먼지음#홍소영옮김#사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