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의 음식을 먹는 여자들
로셀라 포스토리노 지음, 김지우 옮김 / 문예출판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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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정시대도 아니고 20세기에 총통이 먹을 음식에 독이 들었는지 여부를 시식하는 역할이라니..이 무슨 해괴한 일인가 했습니다. 히틀러라면 그랬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말이죠. 과연 실화일까 싶기도 하고 이탈리아 작가가 쓴 2차 대전 중 독일인들의 삶이 얼마나 진정성 있게 읽힐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다 읽고 난 지금, 어떤 일도 예단을 내리면 안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실제 ‘음식을 먹는 역할’을 했던 사람들 중 유일한 생존자인 마고 뵐프라는 분의 이야기를 취재하여 집필된 작품이라고 합니다. 당연히 창작과 많은 각색을 거쳤겠지만 시식 역할부터 전란을 겪는 ‘나치 치하’의 독일인들의 생활을 아주 일부지만 실감나게 펼쳐집니다. 사람이라 끌리는 욕망과 생존 앞에서 움직이는 욕망. 이별을 원하지 않지만 끊임 없이 마주하게 되는 이별. 주인공 ‘로자 자우어’의 기억을 통해 전해지는 이야기들은 무척 고통스럽습니다. 나치에 부역했던 사람들을 동정할 마음은 없지만 사람으로서 살아남는 과정이 치열합니다. 나치를 위해 일하면서 그에 대한 죄책감의 무게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묘사됩니다. 실화와 허구가 맞물려 전개되는 이야기는 흥미진진하다기 보다는 조마조마하고, 긴장되며 마음을 옥죕니다. 전쟁상황은 누구에게나 끔찍하지 않았나 합니다. 작가의 다른 작품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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