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울 때에야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 슈테판 츠바이크의 마지막 수업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배명자 옮김 / 다산초당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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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살던 시대를 모른 채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읽으면서 굉장히 오래 된 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독일의 무시무시했던 인플레이션 시대, 그리고 나치가 점령하던 시대적 배경이 보였다. 나중에 알고보니 작가의 유명한 책들 여러 권의 내용을 따서 새로 엮은 것이었다.

글을 읽으면서 끝까지 따스한 인간애를 느낄 수 있었다. 사회적으로 너무나도 힘든 시기였음에도 인류에 대한 사랑과 삶의 본질적 가치를 잃지 않고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주는 글을 꾸준히 적어온 작가의 마음이 보였다.

저자가 살았던 시대적 힘듦과 나의 개인적 힘듦은 종류부터가 다른 것임에도 둘을 저울질 하고 있는 내가 보였다. 많은 이들이 인권을 유린당하고 경제적으로 무너질 정도로 시대가 너무 힘든 상황에 닥쳐있을 때는 나의 힘으로 극복하기가 어렵다. 그에 비하면 나는 내 스스로 버티고 헤쳐나갈 수 있음에도, 어떻게 이렇게 나는, 나의 일이 더 커보일 수 있는 것인가.

저자가 겪은 돈에 구애받지 않는 사람의 이야기 속에서, 자신이 한 일의 대가만을 원하고 필요치 않은 그 이상은 취하지 않는 자세에서, 그리고 작품에 완전히 몰입하는 로댕과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에서, 욕심을 놓지 못하는 나의 모습과 삶의 본질적 가치 사이에 복잡한 갈등을 일으키는 내 마음을 마주치게 되었다.

밝은 빛이 있어야 물체를 잘 볼 수 있지만, 사람은 삶이 어두워질 때 비로소 발견할 수 있는 가치가 있다. 저자는 암흑과 같은 삶 속에서도 밝은 빛 한 줄기를 잃지 않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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