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빛이 나는 아이들
교육공동체 잇다 지음 / 한울림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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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의 첫 사회생활은 초미의 관심사다. 조금 더 크면 학교 성적과 대입이 큰 화두로 떠오르겠지만, 그 전에는 친구들과의 교우관계를 중심으로 한 올바른 사회적 관계 형성이 정말 큰 이슈가 된다.

그 ‘올바른 사회적 관계 형성’ 속에는 부모마다 다른 의미가 담겨 있을 것이다. 어떤 부모는 내 아이가 대장이 되어 리더십있게 친구들을 이끄는 것을 좋아할 것이고, 어떤 부모는 다른 친구들보다 배움이 빨라 모두를 뛰어 넘는 아이가 되길 바랄 것이고, 또 어떤 부모는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지내기만을 바라기도 할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바램 속에서 모든 부모의 마음 속에는 ‘내 아이가 위축되지 않길’ 바라는 것이 크게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유치원과 달리 학교라는 공간은 ‘스스로’ 해야 할 일도 많고, 이제 본격적으로 다양한 친구들과의 사회적 관계 속에서 갈등하고 성장해 나가는 시기이다. 그리고 학습이 시작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다양한 가정 환경과 성격을 가진 아이들이 덜 다듬어진 채로 만나 형성하는 집단 속에서 특히 빛이 나는 아이들은 과연 어떤 아이일까. 이 책은 여러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모여 만든 ‘교육공동체 잇다’에서 작성한 것으로, 직접 교육 현장에서 매일 아이들을 보고 교육하는 선생님들의 경험과 노하우가 담겨 있다.

책을 읽고 나니 아이 가정교육의 큰 그림이 그려졌다. 동시에 급함을 내려놓고 더 여유로운 눈으로 내 아이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학교에서 다양한 아이들이 모였을 때 특히 빛이 나는 아이는 ‘외향적인 인싸’도 ‘선행학습이 많이 된 아이’도 아니고, ‘차분하고 다른 친구를 배려하는 아이’였다. 그래서 부모가 먼저 성급하게 날뛰지 말고 차분하고 배려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또 같은 교사로서 공감하는 부분인데, 선생님들은 아이의 발달이나 이해가 늦다고 해서 절대 다그치지 않으며, 아이의 정서를 읽고 긍정적으로 이끌어주려고 노력하시는 분들이다. 그래서 선생님께 구지 이렇게 해달라 저렇게 해달라 부탁할 것 없이 선생님의 교육 방향을 믿고 아이를 끝까지 믿어주면 된다.

학교에서 내 아이가 무엇을 가장 많이 배우는가를 생각해보면 초등학교 입학 준비의 방향이 잡히는 것 같다. 아이는 친구들과의 놀이와 함께 협동하는 방법 등 집이나 학원에서는 가르쳐줄 수 없는 것들을 학교에서 가장 많이 배우고 온다. 이때 필요한 자질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가정에서 키워주어야 할 요소들이 보인다. 친구를 배려하고 공감하며, 불편한 상황에서 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부모가 해주지 않고, 간단한 집안일에 참여시키는 것. 아이가 실패했을 때 이를 통해 배우도록 독려해주는 것. 과도한 선생학습이 아닌 적절한 학습 서포트를 통해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길러주는 것. 학교나 학원에 있는 시간에 의존하기만 해서는 길러지지 않는 것들이라 부모의 역할이 중요한 부분들이다.

좌충우돌 성장해나가는 아이에게 학업만을 강요하거나 무조건 갈등을 피하게 해주는 것만이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성인이 되기까지 불과 20년 안에서 가장 기본을 다지는 어린이 시절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아이 스스로 헤쳐나갈 수 있는 주도성과 자존감을 길러주는 것이, 빈틈없는 학습계획을 제공하는 헬리콥터맘 보다 훨씬 바람직한 부모로서의 자세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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