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베트남 - 뜻밖의 기회와 낯선 위험의 비즈니스
이미지 지음 / 파지트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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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이 새로운 기회의 나라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는데 마침 이 책이 보여 읽어보고 싶어졌다.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이고 여성이 대부분 생활 전선에 나선다는 점은 알고 있었는데, 그밖엔 예전에 여행 가봤던 동남아 국가들과 비슷한 느낌일 것 같다는 생각만 했지 실상은 어떤지 궁금했다.

사실 좀 생소한 나라라서 책이 너무 어려울까 걱정을 하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어려운 정치나 경제 이야기보다는 저자가 신문사의 베트남 특파원으로서 현지인에게 물들기 위해 노력하며 알게 된 그 나라 사람들의 성향이나 사고방식, 지역적 특색과 환경 등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서 재미있고 쉬웠다.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라서 공안의 힘이 아주 세지만, 반면에 부동산 시장은 자본주의가 잔뜩 깃들어 있어서 부동산 투자에 뛰어드는 사람도 많고, 소득 대비 부동산의 가격도 매우 높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외교의 방향 역시 철저히 자국의 경제적 이익에 따른다고 한다. 한동안 한국에도 베트남 부동산 투자 열풍이 불었는데, 우리나라처럼 코로나 이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였다고 하니 예전에 베트남 부동산에 투자한 사람은 돈을 많이 벌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베트남이 어떤 나라인지 이해도 잘 되었고, 하노이와 호찌민의 차이라던가 유일하게 동남아 중 사막이 있는 나라라던가 하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자꾸만 ‘여행 가보고 싶다.’ 같은 생각이 들곤 했다. 외지인에게 친절하기도 하고 생각보다 매력있는 나라 같다.

베트남 사람들과 사업을 하거나 베트남인 메이드를 고용해 보면, 한국 사람처럼 하나를 말하면 관련한 여러 가지 일을 알아서 다 처리해두는 타입이 아니고 일일이 지시해야 해서 한국 사람들은 이런 부분을 답답해 한다고 하는데, 베트남 사람 입장에서는 ‘그냥 시원스럽게 얘기를 해주면 되지 말해주지도 않고 안했다고 뭐라고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건설현장에서도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때 비슷한 어려움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서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토바이 이용자가 많고 도로가 워낙 혼잡해서 고급 승용차를 이용하기도 어렵고, 갑자기 차선을 바꾸거나 급정거를 해서 오토바이와 사고가 나더라도 “콤싸오~”(괜찮아)를 외치며 그러려니 하는 성향은 놀라우면서도 재미있었다. 우리나라가 “빨리빨리” 민족이라면 베트남은 “콤싸오” 민족이라고 한다.

저자는 기다란 종이에 우리나라의 1980년대부터 2030년까지의 모습을 순차적으로 적은 뒤 그 종이를 접었을 때 맞닿는 끝부분이 바로 베트남이라고 했다. 우리나라의 과거와 미래의 모습을 모두 가진 나라라는 뜻이다.

베트남은 아직도 고위공직자의 비리가 많고 도시 기반시설도 많이 확충되지 않았지만, 부패 척결과 도시 정비 사업 등에 대한 정부의 노력이 많다고 한다. SNS의 이용률이 높고 빈부격차도 커서 SNS를 통한 젊은이들의 상대적 박탈감도 크다고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나아질 방향이 많다는 점은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뜻으로도 생각된다.

반면에 인구의 절반 이상이 젊은이인데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고 우리나라 못지 않은 IT강국 이라고 한다. 게다가 우리나라와 달리 정부의 규제가 적어서 스타트업에 대한 다양한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저렴한 인건비를 활용한 단순한 음식 배달 어플부터 위급상황에 헬기를 호출하는 앱까지 다양한 앱이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젊은 세대가 많아 기술의 발전을 빠르게 흡수할 수 있다는 점은 미래를 생각할 때 큰 장점이라 생각된다.

‘예전의 못살던 그 베트남이 아니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베트남이라는 나라의 분위기를 재미있게 느낄 수 있었다. 저자는 베트남에서 비즈니스를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요건은 사업 아이템이나 자금, 언어, 역사적 배경이 아닌 '그들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한다. 아직 방문해 보지 않은 동남아시아 국가 중 한곳인데 조만간 아이 데리고 다녀와야겠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는 수많은 기회들이 벌써 보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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